이재용 부회장의 복귀로 한숨 돌린 삼성이 사회환원과 상생협력 등을 앞세운 국민 기업으로의 변신에 시동을 건다. 이와 관련, 삼성은 국민기업으로 이미지를 바꿀 만한 일련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삼성이 자본시장에서 액면분할을 전격적으로 발표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5일 삼성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무죄가 아닌 집행유예로 나왔기 때문에 바로 경영 복귀를 하기보다 당분간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관계자는 “챙길 건 챙기면서도 대법원 상고심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조심스럽게 활동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은 경영 복귀에 앞서 신뢰회복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그가 재판 중에 ‘헌신’ ‘나누는 참된 기업인’ ‘사회에 대한 보답’ 등을 수차례 언급한 것도 신뢰회복에 나설 것임을 예고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8월 1심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 “성취가 커질수록 국민과 우리 사회가 삼성에 건 기대가 더 엄격하게 커졌다. 제가 큰 부분을 놓친 것 같다”고 말했다.
측근으로 분류되는 이인용 사장이 삼성봉사단장에 임명된 후 “저희가 상당한 규모로 (사회공헌 예산을) 집행해 왔지만, 한국을 포함해서 글로벌 사회에서 ‘삼성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뚜렷하게 떠오르는 게 없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고 밝힌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보인다.
이에 문재인 정부가 강조하는 ‘상생협력’, ‘동반성장’을 위한 추가 방안과 함께 최근 강조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움직임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 일각에서는 이건희 회장이 지난 1988년 3월 22일 창업 50주년 기념식에서 ‘제2창업‘을 선언한 지 30년만에 이 부회장이 ’제3창업‘을 선언하며 삼성의 새로운 청사진을 내놓을 것이라는 예상도 내놓는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2월말 재판에서는 “확정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앞으로 그룹 회장이란 타이틀은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대내외적인 악재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개별 계열사는 전문경영인 체제를 통해 자율에 맡기고 ’그룹 맏형‘ 삼성전자의 경영에 집중함으로써 ’미래먹거리‘ 발굴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의 핵심 관계자는 “재판이 최종적으로 마무리될 때까지 인사에서는 큰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록 기자 sy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