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디트로이트 살린 더건 시장의 비결…“‘지루한 일 개선’에 초점을 맞춰라”

입력 2018-01-08 14:48수정 2018-01-09 10:40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가로등, 소화전 등 작은 일 개선에서 시작…디트로이트, 아마존 제2본사 유치 경쟁 나서는 등 완전히 부활

▲미국 디트로이트의 마이크 더건 시장이 2016년 7월 27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필라델피아/AP뉴시스

미국 지방자치단체 사상 최대 파산 사태의 주인공이었던 디트로이트 시가 살아나고 있다. 파산 상태에서 벗어난 것은 물론 이제 아마존 제2본사 유치 경쟁에 나서는 등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려 하는 것이다.

이런 디트로이트 부활을 이끈 주역으로 마이크 더건 시장이 꼽히고 있다. 더건 시장은 8일(현지시간)자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지루한(Boring)’ 일 개선에 초점을 맞춘 것이 자신의 성공비결이었다고 설명했다.

디트로이트는 지난 2013년 180억 달러(약 19조1970억 원) 규모의 디폴트(채무불이행)를 냈다. 같은 해 11월 더건은 선거에서 승리, 흑인도시인 디트로이트에서 40년 만에 첫 백인 시장이 됐다.

더건 시장의 취임 당시 디트로이트는 그야말로 암울했다. 도시 가로등의 40%가 제대로 켜지지 않았고 4만 개의 부동산은 공실 상태였다.

더건 시장은 “도시 가로등과 소화전, 구급차 대응시간에서 자동차 보험가격에 이르기까지 매우 지루하게 들리는 일들을 개선하는 데 시간을 쏟았다”고 강조했다.

소화전을 예로 들면 더건 시장은 취임 당시 디트로이트 시내 소화전의 20%가 작동을 하지 않았고 그 이유를 확인한 결과 소방관들이 소방전 상태를 확인해 공공관리 시스템에 등록하는 일이 번거롭다는 점을 깨달았다. 이에 그는 소방관들이 태블릿을 소지하게 하고 소화전에 문제가 생기면 바로 등록할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디트로이트 소화전 비가동률은 약 1%로 떨어졌다. 더건 시장은 “공무원들은 근본적으로 다른 사람을 돕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며 “관료주의를 극복해 이런 이상주의를 다시 살리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1~2명의 지도자가 뛰어나서 재건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자신의 조직에서 일을 좀 더 잘할 때 재건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리더십 약발이 먹히면서 디트로이트는 눈에 띄게 변하기 시작했다. 디트로이트는 그가 취임한 이후 첫 2년간 소규모이지만 재정흑자를 기록했다. 또 2014년 말에는 70억 달러의 부채 탕감을 이끌어내면서 파산 상태에서 공식적으로 벗어났다. 디트로이트 투자를 꺼렸던 부자들이 시가지 재개발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으며 젊은 스타트업 사업가들은 저비용과 원활한 교통 등의 장점에 이끌려 디트로이트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디트로이트를 ‘미국에서 가장 흥미진진한 도시’로 명명하면서 도시 곳곳에서 창의성과 혁신의 분위기가 물씬 풍겨난다고 극찬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더건은 지난해 11월 치러진 시장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더건 시장은 이제 아마존의 새 본사 유치 경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는 “디트로이트 인구가 지난해 수십년 만에 처음으로 증가했지만 70만 명으로 여전히 1950년의 180만 명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친다”며 “고령화와 주민의 낮은 교육수준도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지루하지만 한걸음씩 나아가면 언젠가는 디트로이트의 경제적 번영이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는 매주 시청에서 15~20명의 주민과 만나 개선해야 할 과제들을 묻는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