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GDP 대비 총부채 비율 350% 넘어…현금 비중 줄어들고 연준 자산 축소하는 것도 리스크
뉴욕증시 다우와 S&P500, 나스닥 등 3대 지수가 올해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세계 경제성장에 힘입어 내년에도 증시가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낙관론도 팽배했다. 그러나 미국 금융전문매체 마켓워치는 5일(현지시간) 부채 급증과 투자자들의 현금 비중 축소,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자산 축소에 따른 충격 등 뉴욕증시가 재앙에 빠질 수 있다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경제는 그 어느 때보다 레버리지(부채)에 가장 많이 의존하고 있다고 마켓워치는 지적했다. 산업화 초창기인 19세기 말과 20세기 초만 해도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총부채 비율은 130~170%로, 비교적 안정적인 편이었다. 1980년대 들어서 이 비율은 200%를 넘었고 2009년 이후 더욱 꾸준히 오르더니 현재는 35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높은 부채 수준이 계속 유지될 수는 없을 것이며 언젠가는 대규모 디레버징(부채 축소)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마켓워치는 경고했다.
투자자들이 전체 자산에서 예전보다 현금을 덜 할당하는 것도 위험 신호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산하 메릴린치 고객들의 전체 자산에서 현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05년부터 현재까지 평균 13%를 기록했다. 이 비중은 지난 2007년 증시가 한창 강세를 보였을 당시 11%까지 낮아졌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증시가 바닥을 치던 2009년 초 그 비중은 21%까지 높아졌다. 현재 현금 비중은 약 10.4%로, 이전 저점인 2007년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그만큼 증시가 정점을 찍고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투자자들이 다시 현금 비중을 늘리는 패턴이 다시 나타날 수 있으며 이런 타이밍을 재는 것은 모든 투자자들에게 어렵다고 마켓워치는 설명했다.
연준의 자산규모 축소도 시장에 긴장을 유발하고 있다. 그동안 증시 강세를 이끌었던 저비용의 풍부한 유동성이 사라질 위기에 놓인 것이다.
마켓워치는 연준이 양적완화 등을 통해 자산을 확대하던 추세와 S&P지수의 상승세가 유사한 움직임을 보였다며 연준 자산 축소에 S&P지수가 향후 수년간 50% 하락할 위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투자자문업체 크레디트스트래티지스트의 마이클 르윗 대표는 “올해 유달리 금융시장 버블을 나타내는 사건들이 많이 일어났다”며 “가짜일 수도 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그림이 사상 최고가인 4억5000만 달러(약 4920억 원)에 팔리고 비트코인 가격은 952달러에서 1만1000달러 이상으로 치솟았다”고 지적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6일 사상 최초로 1만200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올해 미국 회사채 발행 규모는 1조7500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가부도를 낸 경험이 있는 아르헨티나가 100년 만기의 초장기 국채를 발행했는데 여기에 투자자들이 몰렸다. 르윗 대표는 “지금 금융시장이 버블인지 의심하는 투자자들은 ‘리얼리티 체크(Reality Checkㆍ현실확인)’를 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