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형의 오토 인사이드] 이제 화물차도 전기차 시대… “승용차보다 빠른 대중화” 기대

입력 2017-12-06 10:59수정 2017-12-06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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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사·이통사 등 앞다퉈 전기차 진출…테슬라 EV 트럭 ‘세미’·보쉬, 전기트럭 착수

가정용 진공청소기로 이름난 영국 가전기업 ‘다이슨’이 전기차를 개발 중이다. 창업자 제임스 다이슨(71)은 7월 “2년 넘게 전기차를 개발해왔고 2020년까지 출시할 것”이라며 “배터리 기술과 전기모터 개발에 20억 파운드(약 2조9100억 원)를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자회사 당연하고 이제 이동통신사까지 ‘전기차’라는 새 패러다임에 뛰어들고 있다. 1세기 동안 내연기관 중심으로 성장한 완성차 메이커들이 주도권을 빼앗기는 양상이다. 조만간 ‘다이슨’ 무선 청소기를 닮은 전기차가 나올지 모를 일이다.

시장 진입 초기, 많은 친환경차들이 비슷비슷한 모습의 소형차에 국한돼 있다. 그 얼굴이 그 얼굴이었다. 일부 메이커를 제외하고 대부분 소형 해치백이다. 닛산 리프와 쉐보레 볼트, 현대차 아이오닉도 모두 비슷한 모양새다.

이유는 분명하다. 먼저 차 무게를 줄여야 한다. 나아가 전력 효율성을 높여야한다는 숙명도 지녔다. 군살을 뺀 소형차 보디가 ‘테스트 배드’로 많이 쓰인다. 1회 충전 항속거리가 관건인 상황에 짐공간이 넉넉한 세단은 한 마디로 '사치'나 마찬가지다.

이처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전기차의 영역이 마침내 승용차의 굴레를 벗어나고 있다. 전기 모터를 장착한 다인승 승합차와 승합차, 대형 버스와 트럭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따져보면 전기차가 상용차로 영역을 넓히는 게 오히려 당연하다. 대형 버스와 트럭 등은 이동 경로가 비교적 단순하다. 목적지가 뚜렷하고 경로 주변에 거쳐야 할 곳도 대부분 정해져 있다. 갈 길이 ‘뻔’하다면 적절한 위치에 미리 충전소를 세워 놓으면 충전 걱정도 해결된다. 연료비 절감 효과도 크다. 승용차보다 오히려 대중화가 빠를 것이라는 관측도 꽤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국내에선 현대차가 약 8년간 개발한 3세대 전기버스 ‘일렉시티’가 내년 초 본격 양산에 앞서 연말부터 부산 시내버스 노선에서 시범운행을 시작한다. 256kWh 고용량 리튬이온 폴리머 배터리가 탑재돼 정속주행 시 1회 충전(약 72분 소요)으로 최대 309㎞를 달릴 수 있다. 전주공장에서 생산해 부산까지 탁송하는 과정(약 240km)도 1회 충전이면 너끈했다.

글로벌 시장에 등장할 예정인, 세간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배터리 방식의 전기 상용차를 알아보자.

▲테슬라가 2019년 양산을 목표로 준비 중인 전기 트럭 세미의 모습. 커다란 덩치를 지닌 장거리 운송용 트럭이지만 정지상태에서 시속 96km까지 5.0초에 내달린다. (사진제공=뉴스프레스)

◇기아차 스팅어 추격하는 고성능 전기 트럭 = 테슬라는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는 메이커답게 지난달 EV 트럭 ‘세미(semi)’를 공개했다.

세미는 트레일러 견인이 가능한, 이른바 트랙터 형태다. 테슬라 승용차에 장착된 전기 모터 4개를 맞물린 구조다. 1회 충전으로 주행 가능한 거리는 약 500km에서 최대 800km까지다. 물론 약 35t을 적재한 상태를 감안했을 때 일이다. 주행거리 480km인 기본 사양의 경우 15만 달러(약 1억6500만 원), 주행가능거리 805km인 사양은 18만 달러(약 2억 원)에 팔릴 예정이다.

2019년 대량 생산을 시작하는데 우리돈 550만 원쯤이면 미리 앞서 한 대쯤 예약할 수 있다. 미국 최대 슈퍼마켓 체인점인 월마트가 이미 선주문에 나섰고, 다국적 물류기업 페텍스가 도입을 검토 중이다.

덩치 큰 트럭이라고 무시하면 안된다. 짐을 싣지 않았다면, 정지상태에서 시속 60마일(약 96km)까지 5.0초면 내달린다. 내연기관처럼 회전수를 올리는 게 아닌, 온·오프 방식의 전기모터를 사용하는 만큼 출발과 함께 최대토크로 뿜어낸다. 온(on)과 동시에 엄청난 속도로 내달린다. 기아차 스포츠세단 스팅어(3.3T)가 시속 100km까지 4.9초에 달리는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수치다.

▲다국적 부품기업 보쉬도 미국 전기차업체 니콜라와 손잡고 대형 상용트럭 전기차를 개발 중이다. 내연기관 출력으로 환산하면 최고 1000마력 안팎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제공=뉴스프레스)

◇최고출력 1000마력짜리 괴물 전기차 = 부품기업 보쉬도 사실상 전기 상용차 플랫폼 개발에 나섰다. 미국의 신흥 전기차 제조사인 니콜라 모터스와 손잡았다.

보쉬는 구체적으로 구동축 ‘e액슬’을 개발한다고 밝혔지만 전기모터와 변속기(감속기)를 하나의 모듈로 통합한 전기차 플랫폼을 개발 중인 셈이다. 배터리 용량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변형이 가능한 e액슬을 니콜라와 함께 개발하고 향후 다른 전기차에 이를 확대해 장착할 예정이다.

니콜라 모터 이름으로 출시할 예정인 이 트럭은 보쉬가 개발한 차량 제어용 소프트웨어도 사용한다. 짐의 무게와 속도에 따라 전기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스스로 제어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1회 충전으로 달릴 수 있는 거리를 늘리기 위한 처연한 노력 가운데 하나다.

구제적인 출시는 2021년께 니콜라1과 니콜라2로 각각 등장한다. 전기모터의 힘을 엔진 마력으로 환산하면 최고출력은 약 980~1050마력에 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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