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칫거리 도시 폐기물, 재생 시스템으로 자원화”

입력 2017-10-31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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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익 LH 토지주택연구원 수석연구원

▲오정익 LH 토지주택연구원 수석연구원.
“사람들이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적용해야 한다. 사람들의 삶의 질이 높아지고 행복하면 나도 큰 보람을 느낀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토지주택연구원에서 음식폐기물 시스템 개발을 이끌어온 오정익 수석연구원은 31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사람들이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쓸모있는’ 기술을 개발·적용해야 한다는 그의 질긴 신념은 이용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건 물론 LH가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공기업으로 인정받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

그의 연구팀이 개발한 ‘음식물 쓰레기 자원화 바이오시스템’은 음식 폐기물을 발생지에서 빠르고 쉽게 처리하는 고속 발효기술이다. 폐기물을 목질바이오칩과 혼합해 24시간 안에 발효시켜 무게를 90% 이상 줄인 뒤 부산물을 퇴비로 재활용하게 한다.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이용해 폐기물의 투입·처리량, 부산물 생산량의 데이터를 관리하고 원격으로 검침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 시스템은 입주민의 경제적 부담을 낮춘다. 음식 폐기물과 목질바이오칩이 혼합되는 온도가 35도로 설계돼 전기 소모량이 적어 2500원이 들었던 기존 관리비를 약 1500원으로 낮췄다. 이 시스템을 운용 중인 LH 2개 단지의 만족도는 90%를 넘어선다. 입주민의 자원순환 의식을 고취시키고, 만족도를 높이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오 연구원의 설명이다.

음식 폐기물은 1960년대 공동주택이 생기기 시작한 이래 40년이 넘도록 쾌적성을 저해하는 님비 항목으로 남아있다. 건축 기술은 날이 갈수록 발전하는 반면 음식 폐기물 처리 방법은 예나 지금이나 달라진 게 없다. 오 연구원이 2005년 LH연구원에 입사하면서 음식 폐기물 처리 기술 연구에 몰입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2007년 이 시스템의 기본 기술을 확보했고, 2014년 국가연구 개발 사업인 ‘자족형 자원순환 주거단지 실증연구’ 과제를 수주하면서 지금의 시스템을 완성했다.

LH는 최근 ‘사회적책임경영품질 컨벤션 2017’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오 연구원이 개발한 바이오 시스템이 수상 배경의 대표적인 이유였다. 해당 시스템은 이미 5건의 특허 등록을 마쳤고, 현재 2건을 더 출원 중이다. LH 단지는 물론 해군교육사령부, 홍콩시립대학교 등이 올해 이 시스템을 도입해 운영 중이고, 급식소, 군부대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긴 시간 팠던 한 우물이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이다.

오 연구원은 여전히 도시 내 폐자원 처리순환기술 연구에 집중한다. 그는 “음식 폐기물만이 아니라 도시 차원에서 발생하는 폐기물로 확장해 스마트 리사이클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싶다”며 “도시재생 시대가 도래할 것을 대비해 매립폐기물, 오염토양에 대한 적정 복원, 리사이클링에 대한 기술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보여 관련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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