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1일 현대중공업 새 노조위원장으로 강성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가뜩이나 마찰을 빚고 있는 노사 갈등이 더 심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29일 현대중공업 노조는 난 27일 임원선거를 진행한 결과 조합원 1만2887명 중 86.12%인 1만1098명이 참여해 박근태 후보가 5441표(49.03%)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황재윤 후보는 2922표(26.33%)로 그 뒤를 이었다.
1위가 과반 득표해 실패한 만큼 노조는 오는 31일 1위와 2위 후보간 결선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결선 투표의 결과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지만, 1차 선거에서 과반 가까운 득표를 한 상황이어서 박 후보가 당선 가능성이 높다고 현대중공업 노조 측은 전망하고 있다.
문제는 당선 가능성이 높은 박 후보가 현 백형록 노조위원장을 배출한 '분과동지연대회의' 소속 '강경파'로 분류된다는 점이다. 2019년까지 고용 안정 협약서를 체결하겠다는 공약 등을 내세우고 있는 2위 황 후보는 '민주현장연대' 소속으로 중도 성향이다.
박 후보가 노조위원장에 선출된다면 현대중공업 노조가 2013년 말 정병모 위원장 선출로 20년 만에 강성으로 바뀐 후 3대째 잇달아 강성 집행부가 집권하게 된다.
강성 집행부 집권 동안 현대중공업은 70차례기 넘는 파업을 벌이며 사측과 팽팽하게 대립해 왔다. 그 결과, 작년 5월 교섭을 시작한 2016년 임단협도 마무리 하지 못한 상황이다.
올해 임금협상도 지난 6월 상견례부터 진행하다가 작년 임단협과 합쳐 통합교섭을 벌이고 있지만, 여전히 갈등 상황만 지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박 후보가 당선될 경우 현대중공업 노사 관계가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한편, 31일 새 노조위원장 당선자가 최종 확정되면 다음달부터 인수인계 등 절차 노사가 협상테이블에 앉는 시기는 실질적으로 올 12월을 돼야 가능할 전망이다. 다만 노사간 주장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어 올해 안에 협상이 타결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