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폐기 득실 따져 보니..."FTA 폐기시 미국이 더 손해”

입력 2017-10-12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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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감소 규모 한국보다 커… FTA 유지땐 양국 모두 교역량 급증

미국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 압박을 높이면서 산업계가 우려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한미 FTA 득실을 따져볼 경우 미국 측의 손실이 만만치 않다는 계산이 나온다. 현행 한미 FTA가 양국 간의 교역을 증대시키는 반면, 폐기할 경우 미국의 한국수출은 15억8000만 달러 급감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한미FTA 폐기시“미국이 더 타격”= 12일 국책연구기관과 민간경제연구소 등의 한미 FTA 관련 분석에 따르면 한미FTA가 폐기(종료)될 경우 수출 감소 규모는 미국이 더 큰 타격을 받게 된다.

산업연구원이 분석한 ‘한·미 FTA 재협상과 우리의 대응방향’ 보고서를 보면, 한·미 FTA 협정 종료에 따른 득실 관계가 극명하게 갈린다. 한미FTA를 종료(2015년 산업별 수출입 구조 가정)할 경우 한국의 대미 수출은 13억2000만 달러 감소한다. 분명한 것은 미국의 감소가 한국보다 더 크다는 점이다. 미국의 한국에 대한 수출 감소는 15억8000만 달러로 20% 가량의 수출 데미지를 입을 수 있다는 추산이다.

즉, 협정이 종료될 경우 미국의 대한국 수출기업이 한국의 대미국 수출기업보다 평균적으로 높은 관세율을 부담해야 한다는 의미다.

그동안 한미FTA 발효 이후 한미 양국 간 관세는 대부분 철폐된 상황이다. 만약 한미FTA가 종료될 경우에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따라 MFN 관세율을 적용하기 때문이다.

이진면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FTA를 통한 양국의 관세 인하가 상당부분 진전돼 재협상을 통한 관세인하 일정 촉진 또는 유예의 효과는 제한적”이라며 “최악의 경우 협정이 종료되더라도 미국의 제조업 MFN(최혜국대우) 관세율(1.6%)이 한국(4.0%) 대비 낮아 우리 기업의 수출감소 효과는 수입감소 효과보다 작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 한미FTA 유지시 “양국 교역액 급증”= 현재 한미 양국의 제조업 가중평균 관세율은 0.1% 수준이다. 이대로 한미 간 1차 산업 및 제조업 관세율이 철폐될 경우 당사국 간 수출증대 효과는 훨씬 높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11일 발간한 ‘한미 FTA 재협상이 총 생산성에 미치는 효과’ 보고서를 보면, 한미 FTA가 미국의 무역수지 개선에 큰 효과를 준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한미FTA 시나리오별 수출증대 효과를 보면, 한국의 미국 수출은 152억9000만 달러, 미국의 한국 수출은 428억9000만 달러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제조업 부문에 한정해 관세율을 완전히 철폐할 경우의 얘기다.

정재원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자유무역협정 체결은 당사국 간 생산성 증대를 목표로 해왔지만 그동안 경제모형의 한계로 무역수지 증가, 감소만을 가지고 FTA 득실을 논했다”며 “최근 미국의 한미 FTA 재협상 또는 폐기 요구는 한미 양국의 교역감소, 총 생산성 감소로 이어질 것이며 이에 따른 피해는 미국이 훨씬 클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는 “우리 정부는 한미 FTA 개정협상에 앞서 한미 FTA 효과분석이 선행돼야한다는 기본 입장”이라며 “2차 공동위에서 한미 FTA 효과분석 검토결과를 미국 측에 충분히 설명했다. 개정협상 개시를 위한 통상절차법상 경제적 타당성 검토, 공청회, 국회보고 등 국내 절차를 착실히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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