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화와 알고리즘에 대한 지나친 의존이 근본적인 문제”…광고사업에 대한 규제 직면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페이스북이 지난주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에 이례적인 광고를 냈다. 마치 자동차업체들이 대규모 리콜을 발표하듯 비장했다. 내용은 러시아 정부가 페이스북을 이용해 지난해 미국 대선에 영향을 미쳤다는 ‘러시아 스캔들’에 사과하면서 이를 막기 위한 조치에 대한 설명이었다. 이는 페이스북이 자사 서비스에 대해 통제 불능인 상태에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을 불러 일으키는 것으로, 핵심 사업모델이 러시아 스캔들로 인해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감을 반영한 것이라고 1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분석했다.
페이스북은 역사가 13년에 불과하지만 미국과 캐나다에서만 1억8000만 명이 넘는 사용자를 자랑하고 미국 성인의 절반가량이 뉴스를 보는 원천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페이스북은 러시아가 3000개의 정치광고를 집행했다며 관련 자료를 의회에 제출하면서 전례 없는 위기에 빠졌다고 FT는 지적했다.
그동안 페이스북 비위 맞추기에 급급했던 미국 의회는 현 규제의 한계를 깨닫고 칼날을 세우기 시작했다. 민주당 소속의 애덤 쉬프 하원 정보위원회 간사는 “페이스북이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분명하다”며 “그러나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더 많은 일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페이스북의 광고사업 모델이 자동화와 알고리즘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누구라도 신용카드로 결제만 하면 페이스북 직원과 직접 접촉하지 않더라도 광고를 실을 수 있다. 러시아 측은 불과 10만 달러(약 1억1400만 원)의 광고비를 지출했으며 1000만 명의 미국인이 동성애자 권리와 총기 소유, 인종에 이르는 등 온갖 이슈에서 사회적 분열을 촉발하는 광고를 봤다. 이에 페이스북은 1000명 이상을 추가로 고용해 악성 정치광고 등 콘텐츠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IT 전문 리서치 업체 스트레이트체리의 벤 톰슨 설립자는 “사람이 일일이 모든 광고를 봐야 하는 시스템은 페이스북의 셀프서비스 플랫폼과 수익모델을 망가뜨리고 중소기업을 위한 광고채널을 혼란에 빠뜨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페이스북은 모든 광고주 또는 적어도 상당한 금액을 지출하거나 많은 수의 광고를 게재하는 광고주에 대한 요구사항을 강화하면서 플랫폼을 해치지 않고도 중요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여전히 전문가들은 가장 높은 금액을 제시하는 입찰자에게 광고공간을 판매하는 페이스북의 알고리즘 기반 플랫폼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