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의 책사들...‘큰 그림’ 그리는 3인방

입력 2017-09-28 06:48수정 2017-09-28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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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가 3년 만에 다시 채권단 중심의 구조조정을 맞이하면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함께 그룹 재건을 보좌해온 3명의 참모들에게 관심이 쏠린다. 이들은 앞으로 그룹의 재무건전성에 집중하는 한편,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를 다시 시도할 경우 전략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은 금호타이어 인수에 실패했지만 해외 매각을 막으며 박 회장이 다시 기회를 엿볼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매년 12월 임원 정기인사를 실시한다. 보통 1월 1일자, 늦어도 2월에 발령이 난다. 그룹은 올해 4분의 3을 금호타이어 인수전에 쏟았다. 박삼구의 남자들로 꼽히는 핵심 인물 3명의 거취에 이목이 쏠리는 까닭이다.

금호그룹 재건 '전략가' =가장 주목을 받는 인물은 박모 부사장이다. 박 회장뿐만 아니라 박 회장의 장남인 박세창 사장과도 교감이 있기 때문이다.

박 부사장은 사실 '대우맨'이다. 박삼구 회장이 2006년 대우건설을 인수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그는 2007년 12월 그룹 전략경영본부 상무보, 2010년 10월 상무, 2013년 1월 전무로 승진하며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박 부사장은 2013년 갑자기 금호타이어로 전보됐는데, 이를 두고 좌천된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나왔다. 그러나 금호타이어 졸업을 위해 장남인 박세창 부사장 곁으로 보냈다는 해석이 더 우세하다.

박세창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장은 미국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2005년 금호타이어 기획조정팀에 입사했다. 이후 그룹으로 옮겼으나, 금호타이어가 2010년 워크아웃에 돌입하자 다시 금호타이어로 합류한다.

박세창씨는 2012년 금호타이어 영업총괄 부사장으로 승진하고, 이듬해 박 당시 전무가 금호타이어 경영기획본부장으로 이동한 것이다. 같은해 박삼구 회장이 경영에 복귀했으며, 금호타이어는 2014년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박 부사장은 2015년 금호산업 인수 때 전략을 설계한 인물로도 유명하다. 박 회장은 결국2015년 금호고속·금호산업을 인수에 성공했다.

박삼구 회장은 금호타이어 매각이 본격화되기 전 박 부사장을 곁으로 부른다. 박 부사장은 2016년 7월 1일 금호그룹 전략경영실장(부사장)으로 승진하며 그룹에 다시 합류했다.

금호타이어 매각 주간사인 크레디트스위스(CS)는 2016년 9월 20일 매각공고를 내고 잠재적 인수후보 60여곳에 투자안내서(티저레터)를 발송했다. 시끄러웠던 금호타이어 매각의 시작이었다.

‘젊은피’ 윤병철...담력 갖춘 '재무통'= 윤모 상무는 46세(1972년) 불과하지만 오래전부터그룹 내 '재무통'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다.

윤 상무는 올해 3월 13일 기자간담회에서 금호타이어 인수전과 관련, 전면전을 선포할 때 기자들 앞에 직접 얼굴을 드러낸 적이 했다. 또 KDB산업은행이 금호타이어 자구안을 제출하라고 요구하자, 직접 찾아가 자금 조달 계획을 설명했던 인물이다. 앞서 윤 상무는 서재환 금호산업 사장과 함께 금호산업 인수 관련 실무를 도맡기도 했다.

특히 박삼구 회장은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과 만날 때 박 부사장, 윤 상무와 함께 했다. 이들에 대한 박 회장의 신임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상표권 전략’ 으로 해외 매각 막은 법률가 = 금호타이어의 해외 매각을 막은 1등 공신은 이 모 전무다. 금호그룹은 전략경영본부 안에 법무팀이 따로 있다.

이 전무는 본부에서 관리(법무) 부문을 맡고 있다. 그는 아시아나항공 출신으로, 재직 중 로스쿨을 졸업하고 국제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한 인물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그룹과 자문사들이 중지를 모아 금호타이어 인수전에 나섰다'고 말하지만 재계와 인수합병(M&A) 업계에서는 이 전무의 역할이 컸다고 평가한다.

금호타이어 매각에 관여했던 IB 관계자는 "상표권 문제는 미미하기 때문에 딜 무산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으나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KT렌탈, CJ대한통운 등의 사례를 보더라도 매각에서 상표권 사용 조건은 주요 이슈가 아니었다.

법조계 관계자는 "더블스타가 '금호' 브랜드 가치를 원했기 때문에 박삼구 회장이 상표권을 레버리지 삼아 영리하게 딜 진행을 막은 셈"이라며 "로펌에서 상표권을 협상 무기로 삼으라는 조언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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