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학교 설립부지 포함된 마곡동은 최초 설립 발표 이후로 2배 가까이 오르기도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의 특수학교 설립에 대해 논란이 첨예해지고 있는 가운데 학교 설립 부지 인근의 집값은 논란 이후로도 오히려 꾸준히 상승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마곡지구 인근 지역의 아파트 가격은 특수학교 설립이 최초로 발표됐던 2013년부터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이 특수학교 설립을 추진하는 서울 공진초등학교 폐교부지와 맞닿은 행정동에는 마곡동, 내발산동, 공항동이 있다. 부동산114의 자료에 따르면 연말을 기준으로 2013년부터 올해까지 세 동 모두 집값이 상승해 왔다. 특히 학교 설립부지를 포함하고있는 마곡동의 경우 2013년 말 3.3㎡당 1163만원인 아파트 매매가가 지난달 기준 2062만원으로 조사돼 2배 가까운 상승을 보이기도 했다.
올해 들어 강서구 전역과 마곡동, 공항동, 내발산동의 월별 아파트 매매가 역시 대부분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역들의 3.3㎡당 아파트 매매가는 강서구 전체가 올해 초 1537만원에서 지난달 1631만원으로, 같은 기간 마곡동은 1928만원에서 2062만원으로, 내발산동은 1700만원에서 1813만원으로 모두 100만원 안팎의 상승을 보였다. 다만 공항동의 경우는 같은 기간 내내 3.3㎡당 1150만원을 기록해 시세 변동이 없었다.
이같은 마곡지구의 상승은 기존에도 가치가 높이 평가되는 입지를 가진 지역인데다 개발호재까지 지속적으로 이어져온 지역이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콘텐츠본부장은 “마곡지구는 한강변에 위치한데다 9호선 개통 이후로는 교통 여건까지 잘 갖춰져 입지가 높게 평가된 지역”이라며 “3~4년 전부터 기업입주, 아파트 분양·입주가 본격적으로 늘어 자족기능까지 갖추며 높은 프리미엄이 형성돼 온 곳”이라고 설명했다.
특수학교 설립이라는 이슈가 집값 변동에 미치는 영향 자체가 거의 없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지난 4월 부산대학교 교육발전연구소의 연구에 따르면 특수학교가 들어선 곳 1km내 인접지역의 땅값은 4.34%, 비인접지역은 4.29%가 변화한 것으로 나타나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특수학교 설립이 지역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곳도 있다. 1997년에 개교한 강남구 일원동의 밀알학교는 개교 초기엔 인근 주민들이 공사를 반대하거나 통학버스를 가로막는 등 학교에 대한 거부감이 심했지만, 학교 측이 아트센터, 카페, 세미나실 등을 주민에게 개방해 편의시설을 제공하며 인식이 개선됐다.
현재 일원동의 3.3㎡당 아파트 매매가는 3250만원으로, 부촌으로 인식되는 강남구 전체의 3.3㎡당 매매가인 3874만원과 큰 차이가 없다.
한편, 특수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강서구 주민단체 측은 반대 운동이 집값 하락을 우려한 지역이기주의적 움직임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설립 반대를 주장하는 주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시교육청에서는 강서구와 양천구의 특수학교 통학 인원을 모두 묶어 강서구에 특수학교를 설립하려 하지만, 사실 양천구의 통학 인원이 훨씬 많다”며 “각 지자체의 교육수요는 지자체 내의 인프라 구축을 통해 해결해야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특수학교가 기피시설이기 때문에 반대하는 아니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원래 의료특구로 지정된 강서구를 활성화하기 위해 국립한방병원 조성을 계획했던 부지가 행정적인 문제로 다른 시설이 들어서기로 바뀌었기 때문에 문제제기에 나선 것”이라며 “특수학교라서가 아니라 한방병원 이외의 무슨 시설이 들어온다해도 반대 입장을 냈을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장애인부모 연대 등의 단체는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집값과 연결된 문제라고 보고 있다. 또한 특수학교 설립 예정 부지 인근의 일부 주민들은 실제로 집값 우려에 대한 걱정을 내어놓는 모습을 보이며 학교 설립을 둘러싼 논란은 점차 가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