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한 게임방식, 유저 피드백 적극 반영, 트위치ㆍ유튜브 통한 입소문 등 한몫
블루홀은 배틀그라운드가 글로벌 판매량 1000만 장을 돌파했다고 7일 밝혔다. 올해 3월 글로벌게임유통 플랫폼 ’스팀’에 선보인지 불과 5개월만의 성과다. 배틀그라운드는 현재 스팀에서 동시접속자 수 100만명 가량을 기록하며 ‘도타2’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국내 PC방 게임전문 리서치 서비스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6일 기준 PC방 순위에서는 13.54%로 3위에 올라있다. 2위인 오버워치(17.3%)와 불과 4%포인트도 차이나지 않아 조만간 게임 순위가 뒤바뀔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폭발적인 성장세를 감안할때 PC방 점유율 부동의 1위인 미국 라이엇게임즈의 리그 오브 레전드(25.99%) 자리까지 넘볼 기세다.
배틀그라운드는 국내 가격으로 3만2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글로벌 1000만 장 판매는 3200억 원의 판매고를 올렸다는 계산이 나온다. 여기에 e스포츠 개최와 게임을 통한 개인방송 수익창출 등 부수적인 경제적 효과는 정확히 파악조차 어려울 정도다. 아직 정확한 상장 계획을 밝히지 않은 블루홀의 기업 가치는 현재 약 4조원에 육박하고 있으며 지분 20.4%를 보유하고 있는 창업자 장병규 의장의 주식가치도 급등할 전망이다. 장외주식 전문 거래사이트인 38커뮤니케이션에 따르면 블루홀 주가는 6일 현재 54만5000원, 시가총액은 3조8610억원이다.
배틀그라운드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인기가 더 높다. 국가별 판매량을 보면 미국과 중국이 각각 20% 가량을 기록하며 1, 2위에 올라 있다. 국내 판매량은 5%에 불과해 95%가 해외에서 판매되고 있는 셈이다.
일반적으로 기존 게임들은 국내 론칭 후 해외 퍼블리셔와 계약을 통해 현지화 작업을 거쳐 출시하는 방법을 사용해왔다. 이에 비해 배틀그라운드는 글로벌 유통 플랫폼 스팀에 직접 등록해 현지화 작업을 거치지 않아 전 세계가 공통의 콘텐츠를 손쉽게 즐길 수 있는 특징이 있다. 또 스팀에 접속 가능한 국가에서는 모두 배틀그라운드를 즐길 수 있어 정확히 몇 개국에서 플레이되고 있는지 파악이 안 될 정도로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배틀그라운드의 가장 큰 성공 요인으로 기존에 없던 게임방식을 꼽고 있다. 배틀그라운드는 100인의 유저가 고립된 섬에서 무기와 탈것 등을 활용해 최후의 1인으로 살아남는 배틀로얄 게임이다. 팀전이 아니라 온전히 개인 실력으로 순위가 결정되는 게임 방식이 신선하다는 평가다. 특히 높은 자유도를 통해 다양한 전략 수립이 가능하다 보니 불리한 상황에서도 많은 변수로 인해 우승할 수 있다는 점에 유저들이 몰린다는 분석이다.
유저들의 피드백을 적극 반영한 것도 성공 요인으로 분석된다. 배틀그라운드는 현재 얼리엑세스, 즉 개발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유저들의 반응을 살피고자 미리 내놓는 버전으로 서비스하고 있다. 개발이 최종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유저들이 직접 블루홀에 피드백을 전달하고, 회사는 이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업데이트를 진행한다. 출시 후 약 20% 가량을 유저의 의견을 반영해 변경했다.
블루홀은 또 배틀로얄 장르의 권위자인 브랜든 그린을 비롯해 전 세계 12개국의 개발자를 영입해 게임을 제작했다. 배틀그라운드 프로젝트에 착수할 당시 20명이던 개발자는 현재 100명 이상까지 늘어났다.
뿐만아니라 트위치와 유튜브 등 동영상 플랫폼을 통한 입소문도 한몫 했다. 국내에서 신작 게임이 나오면 스타 모델을 기용해 대규모 광고를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블루홀은 자금력이 이에 못미쳐 출시 후 이렇다할 마케팅을 진행하지 않았다. 대신 스트리머들이 개인방송으로 배틀그라운드를 즐겼고 이를 본 시청자들까지 끌어모았다. 현재 트위치에서는 동시시청 50만명을 돌파하며 전체 게임 순위에서 가장 많은 시청자를 확보하고 있다.
다만 게임 자체가 고사양이기 때문에 일반 PC에서 구동이 어렵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하지만 연말 정식 서비스를 목표로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PC최적화 작업을 마치면 안정적인 플레이를 할 수 있어 판매량은 더 늘 수 있다. 블루홀은 지난달 배틀그라운드 정식 서비스를 위해 카카오게임즈와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