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은 한빛 4호기의 계획예방정비를 하면서 증기발생기 안에서 4개의 이물질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증기발생기는 전력을 생산하는 터빈을 돌리는 데 필요한 증기를 만드는 설비다.
이물질은 폭 7mm·길이 10.5mm의 계란형 금속조각, 폭 40mm·길이 110mm의 망치형 금속물질, 길이 40mm의 와이어, 폭 6.5mm·길이 20mm의 반원형 금속조각이다.
한수원은 지난달 초 증기발생기 전열관의 마모와 균열 등을 평가하기 위한 와전류탐상검사를 하던 중 잔류 이물질로 추정되는 신호를 감지했다고 밝혔다.
망치형ㆍ반원형 금속물질과 와이어는 증기발생기를 제작할 때, 계란형 금속물질은 지난 계획예방정비 기간 정비 작업 중 들어간 것으로 한수원은 추정했다.
이물질은 증기발생기 내부 구조물 사이에 끼여 고정된 상태로, 전열관의 마모 증상은 없었고 증기발생기는 건전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고 한수원은 설명했다. 한수원은 문제의 증기발생기를 교체할 방침이다.
원래 다음 계획예방정비 기간에 교체할 예정이었지만, 한빛 4호기의 격납건물 내부 철판 정비 기간이 길어지고 3ㆍ4호기의 증기발생기를 동시에 교체할 경우 전문 인력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어 이번 예방정비 기간으로 앞당겼다고 한수원은 밝혔다.
한수원이 증기발생기 교체를 통해 이물질 발견 사실을 은폐하려 했다는 일부 언론의 주장에 대해서는 "한빛 4호기의 격납건물 내부 철판 정비기간 장기화와 3ㆍ4호기 증기발생기 교체 작업 중첩 가능성에 따른 교체 전문인력 확보 등의 어려움이 예상돼 교체 시기를 앞당기기로 결정한 것"이라며 "이에 따라 증기발생기 내부의 이물질 제거 조치가 필요 없게 된 것일 뿐 잔류이물질 은폐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한수원 측은 증기발생기 내 추정 잔류이물질을 확인하고 신호를 분석한 7월 초순경 규제기관에 구두보고 했으며, 7월 26과 27일에 영광ㆍ고창지역 안전협의회 개최시 잔류이물질 검출현황과 장비개발계획을 설명했다고 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잔류이물질은 제거 후 확인하기 전까지는 이물질의 종류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워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없었으며, 그 이후 격납건물 내부 철판 보수가 장기화하고, 증기발생기 조기 교체 방안이 검토ㆍ결정돼 기존 증기발생기의 잔류이물질에 대해 추가적으로 설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수원은 또 "한빛 4호기 증기발생기의 이물질 발견이 최초의 사례는 아니며, 국내외 일부 원전에서도 간헐적으로 발견되고 있다"며 "가능한 한 모두 제거하지만 불가능한 경우에는 잔류물질 영향평가 프로그램을 활용해 증기발생기 전열관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거나 해당 전열관을 사용하지 않는 관막음 조치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환경운동연합과 원자력안전연구소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증기발생기 정비를 주기적으로 하기 때문에 어떤 이물질이 들어있으면 모를 수가 없다"며 "사업자든 규제기관이든 알려주지 않았거나 인지를 못했거나 둘 다 심각한 안전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