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옵션만기일이었다. 그동안 프로그램 매물이 계속 출회됐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옵션만기일의 충격은 미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이날 6434억원의 프로그램 매도 물량이 쏟아졌다. 지난해 12월 선물옵션 동시만기일 이후 가장 많은 매물이 시장에 나온 것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이제 프로그램 부담은 해소됐다며 긍정적인 의견을 내는 이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안정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당장 다음주부터 미국에서 12월 생산자물가지수, 소매판매지수, 신규주택건설 등 굵직굵직한 지표들이 발표될 예정이며 특히 투자은행들의 실적발표가 예정돼 있어 위기감을 더한다.
이들 기업들의 실적은 매우 안 좋을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미 정부가 이를 가만히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현재 이달 말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O.5%P 인하할 가능성은 70% 이상으로 점쳐지고 있다.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시장은 다시 상승추세로 복귀할지도 모른다.
비록 미국 시장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고 아시아 시장이 미국 시장과 디커플링 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미국 시장의 안정이 글로벌 시장 안정의 전제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하나대투증권 조용현 연구원은 "미국발 악재로 1800포인트대가 위협받고 있지만, 중국과 인도 등 주도국의 주식시장이 건재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추세적으로 지수가 하향이탈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발 악재로 여전히 변동성 위험은 남아 있지만 섹터별 순환매의 관점에서 접근이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조 연구원은 "다음주 발표되는 여러 경제지표들과 미국 투자은행들의 실적발표가 시장에 혼란을 줄 가능성이 높지만, 부시 행정부가 법인세율 인하와 주택시장 활성화 방안에 대해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되고 FRB의 기준금리 0.50%P 인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단기 낙폭이 컸던 상황에서 이러한 낭보를 접하게 될 경우 미국증시는 본격적인 추세반전은 차치하더라도 단기적으로라도 강한 반등의 실마리를 찾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증권 황금단 연구원은 "국내 시장이 지수 1800선에서 지지력을 굳히고 있는 점은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경기 연착륙 여부가 단기간에 판가름 나기 어렵기 때문에 대외 변수에 따른 주가 영향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황 연구원은 "다음주부터 투자은행들의 실적발표가 증시를 암흑기에 빠뜨릴 수 있지만, 한층 높아진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월말로 가면 증시는 다시 반등에 나설 수 있기 때문에 변동성 큰 장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