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후보자는 청문보고서가 24일 인사청문회 당일 이례적으로 여야 이견 없이 채택되면서 25일 임명과 동시에 공식 업무에 돌입한다. 문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 가운데 최우선 과제인 적폐청산과 반부패 개혁의 선봉에 서는 막중한 책무를 맡게 됐다. 여기에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 등 검찰개혁 논의도 임기 2년 내에 매듭지어야 한다.
이미 방산비리를 시작으로 고강도 사정(司正)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ㆍ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공소 유지 △청와대 민정수석실 캐비닛 문건 △국정원 정치 개입 의혹 △면세점 비리 의혹 등 시급한 과제들이 산적한 상황이다. 지난 19일 박상기 신임 법무부 장관도 취임사에서 방산비리 척결을 언급한 터라 반부패 사정수사의 신호탄은 이미 쏘아졌다.
여기에 과거 ‘무소불위’라는 지적을 받은 검찰의 막강한 수사권을 내려놓고, 조직 문화도 개선하는 등 시대적 요구인 검찰개혁 역시 이행해야 한다. 검찰 내부의 부정부패 수사에서도 성과를 보여야 하는 난제를 떠안은 셈이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문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신중한 입장을 전달해 현 정부와 미묘한 시각차를 보였다. 문 후보자는 “공수처에 대해 찬반 의견이 있고, 찬성에도 여러 가지 방안이 있어 저희가 한 입장을 서둘러 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즉답을 피했다. 또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해서도 “경찰이 송치한 기록만 보고 기소 여부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검찰 단계에서 추가 수사로 바로잡아야 하고, 특별수사(직접 수사)를 통해 부정부패를 바로잡을 필요도 있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한편 26일로 예정된 법무부 검찰 인사위원회의 검사장급 이상 고위간부 인사는 검찰 개혁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청와대가 과거 논란이 된 이른바 정치 검사들을 대대적으로 솎아내겠다는 방침을 밝힌 터라, 인사 폭은 어느 때보다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