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헌 정책사회부 기자
KB국민은행 통계를 보면 수도권의 6월 중 주택 매매가는 0.32% 올라 대책이 나오기 전인 5월(0.10%)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지방은 0.05% 떨어졌지만, 규제의 주 타깃인 서울은 0.55%나 올랐다.
때문에 시장에서는 정부가 처음부터 맥을 잘못 짚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투기 세력을 잡는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오히려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실수요자들만 힘들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의 경우 주택 보급률이 아직 96% 수준에 그치고 있고, 지은 지 30년이 지난 노후 아파트의 비율이 높아 새 아파트에 대한 실수요층이 두터운데 소수의 다주택자를 잡기 위한 정책으로는 시장 안정이 힘들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정부는 이번 대책으로 그치지 않고 추가 대책을 내놓겠다며 시장에 경고 시그널을 주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아랑곳하지 않는 모양새이다. 오히려 추가 대책이 나오기 전에 서둘러 집을 사려는 수요까지 몰리며 견본주택마다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공급대책을 앞세운 규제가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앞서 노무현 정부에서도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종합부동산세 도입 등 8차례의 고강도 대책을 내놨지만, 결국 공급 대책이 없어 집값 안정화를 달성하지 못했다.
투기 수요는 잡아야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공급 부족이라는 진단이 있음에도 방향을 잘못 잡은 정책은 시장만 죽일 뿐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실수요자들을 위한 주택공급 대책이 나와야 할 것이다. 규제만이 능사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