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태양?’… 홍준표·정우택, 당론 놓고 이견

입력 2017-07-05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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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자유한국당 신임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찾아 현충탑에 참배하고 방명록에 '즐풍목우'라고 쓰고 있다. 즐풍목우는 '바람에 머리를 빗고, 비에 몸을 씻는다'는 뜻이다. 뉴시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정우택 원내대표가 설정해 놓은 당 ‘방향타’를 반대로 돌렸다. 홍 대표는 4일 문재인 정부의 초기 인선과 정부조직법, 추가경정예산안을 일단 수용하고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하지만 정 원내대표와 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향후 국회 일정 ‘보이콧’을 선언했다. 정 원내대표는 ‘엇박자’를 내는 현 상황에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정 원내대표는 5일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에서 “(홍 대표 의견은) 논의를 거친 의견이 아니라 본인의 심정을 이야기한 것”이라며 “모든 대야(對野) 관계는 원내대표인 제가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홍 대표의 발언을 ‘개인 소견’으로 일축한 셈이다.

홍 대표가 정부조직법과 추경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데 대해서도 “(그렇게 따지면) 야당이 왜 필요하냐”며 “그냥 (여당의) 거수기 노릇을 하면 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의견이 다른 것을 조율해 언론에 한목소리를 내는 것이 맞고, 엇박자로 말하는 건 자제해야 한다고 본다”며 “이제 막 대표가 됐으니 원내 상황을 잘 파악해가면서 소신을 조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전날 기자들에게 “(정부인선 중 일부가) 부적절한 사람이라는 것을 국민이 알면 됐다”며 “인사청문회를 통해 부적격자라도 임명을 할 수 있는 것이 현행 제도이고, 그 판단은 국민이 하는 것이다. 거기(반대)에 당력을 쏟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 초반 정책과 인선을 일단 지켜보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기존 정 원내대표가 대표 권한대행을 맡으면서 이어온 대여 투쟁 노선과는 상반된다.

한편, 홍 대표는 이날 신임 사무총장에 홍문표, 당 대표 비서실장에 염동열 의원을 각각 임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홍 의원은 비박계로 분류되며 바른정당 창당 때 합류했다가 한국당으로 돌아왔다. 염 의원 역시 계파 색이 옅다고 평가받는다. 홍 대표가 인선을 통해 당을 빠르게 장악해 나갈 것으로 보여 앞으로 한국당의 노선에도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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