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과학기술진흥원, 해수부 OB 고액 자문료 논란

입력 2017-06-14 10:40수정 2017-06-14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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年 최대 3600만원 활동비…연구부실·혈세낭비 지적에도 눈치만

해양수산부 고위관료 출신들이 산하기관에서 자문위원 활동을 명목으로 거액의 활동비를 받아온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될 전망이다. 이 기관은 연구과제들도 엉터리로 진행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1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철민 의원에 따르면 해수부 산하 준정부기관인 한국해양수산기술진흥원(이하 해기원)이 2008년부터 해수부 고위관료 출신들을 대거 자문위원으로 위촉하고 월 300만~400만 원의 활동비를 지급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세월호 사고 이후 해수부 고위관료 출신들이 산하기관의 요직으로 차지해 ‘해피아(해수부+마피아)’라는 비판이 제기된 상황에서 또 다른 해피아의 모습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2008년 이후 해기원에 자문위원으로 위촉된 해수부 고위관료 출신 인사는 총 14명이다. 이들은 주로 R&D·감사·경영·사업계획 등에 필요한 자문 역할을 했다. 이 중 장·차관 출신은 월 400만 원, 실·국장급 출신은 월 300만 원의 활동비를 받아 연간 최대 36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가운데 이명박 정권 출신은 9명, 박근혜 정권 출신은 5명이었다. 2008년 3월에 위촉된 해수부 장관 출신 강 모 씨는 월 400만 원씩 총 20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해양부 국장급 인사였던 주 모 씨의 경우 2013년 4월부터 약 6개월간 2400만 원의 활동비를 받았다. 올해 4월 임명된 연영진 해기원 원장도 해수부 세월호 인양추진단장과 해양정책실장을 역임한 해수부 고위관료 출신 인사다.

김 의원은 “고위공무원 출신들에게 거액의 활동비를 지급하는 변칙적인 전문위원 위촉제도를 개선해 당초 목적에 맞는 전문위원 제도를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해기원의 연구부실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이후 연구비 정산결과 정산과제 741개 가운데 연구비 부적정 집행 해당 과제 수가 무려 57.4%(425건)에 달하고 부정적 집행 연구비도 9억 9961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과제의 중간평가 결과 중단된 과제도 7건에 달했다. 중간평가서 60점 미만 과제의 정부출연금만 28억 4700만 원에 이른다.

김 의원은 "상급기관인 해수부의 고위공무원 출신이 원장으로 내려오는 바람에 연구부실과 혈세 낭비가 있어도 해수부에서는 제대로 관리·감독을 할 수 없는 처지"라며 "이른바 ‘해피아’의 폐해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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