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회장 노림수는 금호타이어‘우선매수권 부활’

입력 2017-06-13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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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표권 사용료 인상’ 논란 금호타이어 매각 새로운 변수로… 채권단 “원안대로 따라야” 압박

박삼구<사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측이 상표권 요율 0.5%를 제시했던 이유는 금호타이어 인수가격 인하를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협상대상자인 중국의 더블스타타이어의 입찰 가격과 최종 인수 가격이 달라질 경우 박 회장의 우선매수권이 부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상표권 사용 조건을 기존대로 수용하라고 압박하는 것은 우선매수권 부활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우선매수권은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더블스타에 금호타이어를 매각하기 전 같은 조건으로 인수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박 회장은 2010년 금호타이어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최대주주 자리를 채권단에 넘겼고, 대신 금호타이어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부여받았다.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 매각 초반 우선매수권 행사 의지를 밝혔으나, 더블스타가 입찰한 가격을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해 우선매수권을 포기한 상태다.

더블스타의 금호타이어 인수 조건은 9950억 원이다. 이 조건에는 ‘금호’ 상표권을 사용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더블스타가 제시한 상표권 사용 조건은 △5년 확정적 사용 후 15년 선택적 사용 △자유로운 해지 △사용 요율 0.2% 등이다.

문제는 상표권 사용 조건이다. 상표권은 금호산업과 금호석유화학이 갖고 있다. 따라서 채권단은 상표권 사용을 양측에 허가 받아야 한다. 앞서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은 상표권 문제와 관련해 채권단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호산업은 9일 이사회를 열고 상표권 사용을 허가하되 △20년 사용 △해지 불가 △사용 요율 연결 매출액의 0.5%를 제시했다. 이는 더블스타가 고려한 사용료의 2.5배에 달한다.

더블스타 입장에서는 상표권 사용료 인상이 본입찰 조건의 중대한 변경 사유에 해당되므로 인수가 재협상을 요구할 수 있다. 채권단이 더블스타의 요구를 받아들여 인수가격을 9950억 원에서 인하한다면 박 회장이 포기한 우선매수권이 부활할 수 있다.

인수·합병(M&A) 관계자는 “사용요율 인하 협상을 하면 결과적으로 매각가가 낮아진다”며 “박 회장은 9950억 원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포기한 것이므로 가격이 달라지면 우선매수권이 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더블스타도 이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사용요율 0.5%에 대해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상표권 조건을 새로 제시한 주체는 금호산업이지 박삼구 회장이 아니다”며 “마치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매각을 방해하는 것처럼 언급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BD산업은행은 12일 금호타이어 채권단회의를 열고 박 회장에게 기존 조건대로 상표권 사용에 협조할 것을 재차 요구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박 회장 측은 16일까지 기존 조건으로 사용을 허가할지 산업은행에 회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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