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 개막] 경제정책 훈수④ “공약 현실성·시급성 따져 우선순위 정해야” - 전광우 전 국민연금 이사장

입력 2017-05-15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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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과정에서 경제정책과 관련한 다양한 공약들이 많았다. 이 시점에서는 공약의 현실성과 시급성에 따라 분명한 우선순위를 정하는게 중요할 것이다.”

전광우<사진>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자 전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12일 이투데이와의 전화통화에서 “선거과정에서는 동·서양 어느 나라나 재원조달 여부 등을 따지지 않고 유권자들에게 어필하는 포퓰리즘(Populisme)이 있게 마련”이라면서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에 대해 이같이 조언했다.

그는 특히 문 정부가 핵심 정책으로 공약한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과 재벌개혁과 관련해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전 전 이사장은 “재정을 풀어 81만개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한다. 5년간 상당한 재원이 소요될 것”이라며 “공공부문 일자리로는 양질의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민간투자가 확대되고 민간이 자생적으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정책 환경과 규제여건을 만들어주는 방향으로 일자리 정책을 상당부문 수정 내지 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벌개혁과 관련해서는 일단 동의한다면서도 정치적 압박에 의한 개혁은 실효성도 떨어지고 기업경쟁력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우선 “경제민주화적 접근으로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는 공감대가 적지 않다. 재벌개혁도 중요한 시대적 과제임에는 틀림없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정부 규제나 정치적 압박에 의해 재벌개혁이 추진되면 실효성과 현실성이 떨어진다. 대기업 경쟁력이 떨어지면 결국 기업을 통한 양질의 일자리도 줄어드는 것”이라며 “시장의 힘과 자발적 노력에 의해 진척을 볼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정부의 일방적 압력으로는 안될 일”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최근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코드(stewardship code) 도입에 대해서도 양날의 검과 같이 장단점이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 전 이사장은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는 (국민연금) 이사장으로 재직할 때부터 강조해왔다”면서 “이 제도는 기금운용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국민연금이 독립적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는 전제가 깔려있는 것이다. 정치적 입김에 의해 움직일 경우 그 영향 하에서 기업지배구조가 이뤄지는 등 자칫 연금사회주의로 갈 리스크를 안고 있다. 기금운용이 정치권과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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