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총수부재 속 인사 돌입… 경영 정상화 첫걸음

입력 2017-05-11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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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세트부문 임원인사를 시작으로 멈춰진 경영시계 정상화에 돌입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이에 따른 총수 부재 등으로 예년보다 5개월 이상 늦어진 인사다.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비상체제를 풀고 경영을 정상화하려는 첫 걸음으로 풀이된다. 다만, 사장단 인사 시기는 아직까지 불투명해 제대로 된 정상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11일 IM(인터넷ㆍ모바일)과 CE(소비자가전) 등 세트 부문에 대한 임원 인사와 주요 보직 인사를 실시했다. 부사장 승진자 6명, 전무 승진자 11명, 상무 승진자 40명 등 모두 54명이 승진했다. 이 중 외국인 2명(조셉 스틴지아노 전무, 존 헤링턴 상무), 여성 2명(이애영 상무, 이혜정 상무)도 승진자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말 실시하지 못한 인사를 더 이상 지체할 경우 조직의 신진대사가 저하될 것을 우려, 이번에 인사를 실시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사 적체 해소로 조직에 새 피가 돌게 해 조직이 원활하게 가동되도록 하려는 조치다. 회사 측은 원활한 조직 운영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인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는 작년 12월 이후 멈춰선 경영시계를 정상화하려는 수순의 시작으로 풀이된다. 삼성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면서 그룹 총수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결국 구속되면서 비상경영 체제에 들어갔다.

매년 12월에 하던 사장단 및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은 중단됐고, 그룹 사령탑 역할을 하던 미래전략실은 해체됐다. 애초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1심 선고가 5월에 이뤄지면 곧바로 사장단 및 임원 인사가 단행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선고가 8월로 늦춰지면서 사장단인사 시점이 불투명해 졌다. 삼성전자는 고육지책으로 사장단인사 대신, 임원인사를 먼저 단행한 것이다.

삼성전자 세트부문 부사장 승진자의 경우 무선사업부 1명(황정욱 글로벌 하드웨어개발팀장),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1명(김석기 엔터프라이즈비즈니스 팀장), 생활가전사업부 2명(이상훈 메카솔루션팀장, 이재승 개발팀장) 등 사업부 소속 승진자가 고루 분산됐다. 전무ㆍ상무급 인사도 승진자의 소속 사업부가 골고루 분산됐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해외 총괄 중에서는 김정환 중남미 총괄과 홍현칠 서남아시아 총괄이 부사장 승진자에 이름을 올렸다. 둘 다 신흥시장을 담당하고 있어 이 시장에 대한 삼성전자의 공략 강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조만간 발표될 DS부문은 반도체 슈퍼호황에 따른 사상 최대 실적에 힘입어 세트부문보다 승진 규모보다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 9조9000억원 중 6조3100억원을 반도체가 벌어들였다.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삼성SDS, 삼성SDI, 삼성물산 등 그룹 계열사들도 임원 인사를 곧 확정하고 순차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미래전략실 해체로 인한 각 계열사 자율경영 제체도 이번 개별 인사를 통해 더욱 공고해 질 전망이다.

다만 사장단 인사는 구체적으로 검토된 바가 없다는 게 삼성전자의 입장이다.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1심 재판이 끝난 8월 이후에야 사장단 인사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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