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그룹 회장, 5월 경영 복귀 유력… ‘그레이트 CJ 2020’ 재시동

신병 치료차 미국으로 떠났던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내달 17일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고 경영에 복귀할 것이 유력시되고 있다. 2013년 구속되며 경영에서 물러난 지 약 3년 10개월 만이다.

28일 CJ그룹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최근 미국에서 돌아왔다. 현재 이 회장의 건강 상태는 정상 수준의 60~70%까지 회복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앞서 지난 3월 유전병인 샤르코마리투스병(CMT)의 치료를 받으려고 미국으로 떠난 바 있다.

이 회장의 경영 복귀는 건강 회복 이외에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공여 혐의에 대해 불기소 결정을 받은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애초 이 회장은 2013년 조세포탈·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된 이후 지난해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풀려나면서 건강 회복에 집중하는 한편 조만간 경영 일선에 복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후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불거져 나온데다 이 회장이 건강 회복을 위해 미국행을 선택하면서 복귀 시점이 다소 늦춰질 것으로 관측되기도 했으나 검찰이 무혐의로 최종 결론을 내면서 복귀 부담을 한결 줄였다는 평가다.

이 회장은 내달 17일 경기도 수원 CJ블로썸파크에서 열리는 ‘온리원 콘퍼런스’ 행사를 통해 복귀할 것이란 예상이다. 이 행사는 매년 뛰어난 실적을 낸 임직원들에 대해 시상하는 공식적인 자리다. 이 회장의 부재로 가라앉았던 그룹 분위기를 끌어올리려면 주요 임직원들이 모이는 이번 콘퍼런스가 적절하다는 설명이다. 이에 앞서 8일께에는 각 계열사 사장단으로부터 보고도 받는다.

이 회장의 복귀가 확실시되면서 ‘그레이트 CJ 2020’을 향한 CJ그룹의 행보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그레이트 2020’은 2020년까지 매출 100조 원, 해외 매출 비중 70%를 달성하겠다는 CJ그룹 비전이다. CJ그룹은 지난해 약 31조 원의 매출을 올려 사상 처음 30조 원을 넘어섰다. 해외 매출 비중도 30%가 채 안 된다. 일반적인 방법으로 3년 내 100조 원까지 끌어올리는 것은 한계가 있다.

이에 이 회장은 공격적인 투자와 글로벌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비전 달성을 계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최근 3년간 매해 2조 원을 넘지 못했던 투자 규모를 크게 늘려 올해에만 5조 원을 본격적으로 투자할 예정이다. CJ그룹은 올 초 신년사에서도 CJ제일제당의 동남아시아 생산기지 구축, CJ푸드빌의 해외 점포 확대, CJ대한통운의 미국·유럽 M&A 등을 공표한 바 있다.

한편 이 회장의 부재 당시 그룹 전면에 나서 경영을 주도했던 이미경 전 부회장의 복귀는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이 전 부회장은 1995년 드림웍스 투자로 문화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20년간 CJ의 영화와 방송, 음악, 극장 등 문화 관련 사업을 총괄했다. 그러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압력으로 2014년 경영 전면에서 모습을 갖췄다. 이 회장과 같이 CMT를 앓는 이 전 부회장은 현재 미국에 머물고 있다.

CJ그룹 내 문화사업의 매출 비중이 20% 수준까지 성장한데다 향후 글로벌 문화 사업 등을 고려해 이 전 부회장의 복귀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CJ그룹은 이 회장 중심으로 체제를 준비하고 있어 이전처럼 ‘남매경영’은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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