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도 역사 속으로?”…글로벌 전자기업 카메라사업부 속속 폐지

입력 2017-04-17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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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전자기업들이 디지털 카메라 사업 전략을 속속들이 수정하고 있다. 성능이 좋아지고 휴대 편의성까지 갖춘 스마트폰 카메라에 밀려 디지털 카메라의 설 자리가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광학기기 업체들은 수요가 적은 제품은 과감히 생산을 중단하는 대신 마니아층을 겨냥한 고부가가치 제품을 출시하고 신사업을 발굴하는 등 시장 위축에 대비하고 있다.

고큐 노부요시 니콘 영상사업부장은 지난 1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니콘 창립 100주년 D-100 기자간담회’ 이후 진행된 단체 인터뷰에서 “스마트폰이 콤팩트 카메라 시장 뿐만 아니라 보급형 카메라까지 침식하는 시나리오가 발생한다면 분명 니콘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진단했다.

디지털 카메라 시장은 스마트폰 카메라의 등장 이후 지속적으로 위축되고 있다. 일본 카메라영상기공협회(CIPA)에 따르면 글로벌 디지털 카메라 판매량은 2010년 1억2150만 대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2419만 대로 줄었다. 시장 규모(매출 기준) 역시 2012년 약 16조 원에서 지난해 약 8조 원으로 급감했다.

최근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듀얼 카메라 모듈이 탑재되는 등 고사양화가 이뤄지면서 이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애플은 지난해 ‘아이폰7 플러스’에 듀얼카메라를 적용하며 DSLR급 화질을 구현할 수 있다고 광고했다. 화웨이 역시 전략 스마트폰인 ‘P10’ 시리즈에 독일 고급 카메라 브랜드 ‘라이카’와 협업한 듀얼 카메라 렌즈를 탑재했다.

이에 따라 카메라 업체들은 위기에 봉착하고 있다. 니콘은 지난달 고정비 절감을 위해 일본 종업원의 10%가량인 1000명 규모의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또 올림푸스와 파나소닉은 카메라 사업부 매각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해 사업보고서에서 주요 제품 항목에서 ‘디지털카메라’ 항목을 삭제하며 지난 2015년 미러리스 카메라 ‘NX 500’을 끝으로 디지털 카메라 생산, 판매를 중단했다.

카메라업체들은 사업 전략을 고부가가치 제품 출시로 선회하면서 이같은 위기를 돌파한다는 계획이다. 소니와 캐논은 각각 ‘A6500’과 ‘EOS M5’ 등의 미러리스 제품을 내놓으며 스마트폰 카메라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는 미러리스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니콘 역시 고성능 화상 처리 엔진을 탑재한 DX 포맷 DSLR 카메라 ‘D7500’을 선보이면서 DSLR 제품 소비자층에 접근하고 있다.

또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도 카메라 업체들의 생존 전략이다. 니콘은 산업기기, 의료기기 등의 분야에서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사업 구조를 다변화하고 있다. 안과용 카메라 분야의 세계 최대기업인 영국 옵토스에 이어 지난해 로봇 팔을 만드는 회사인 마크 로봇 모션 콘트롤이라는 회사를 인수했다. 캐논 역시 약 4조 원을 투자해 로봇과 생명과학 분야를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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