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헌법기관화… 근로자→노동자, 여자→여성으로 바꿔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는 12일 4년 중임 대통령제로의 개헌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번 5.9 대선으로 당선되는 19대 대통령 임기는 현행대로 5년으로 하고, 국회가 내년 초까지 개헌안을 통과시켜 6월 지방선거 때 개헌 투표도 함께 하자는 입장이다. 2022년 6월 지방선거일엔 20대 대선을 동시에 치르고 이후부터 임기를 적용하자는 제안도 더했다.
문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개헌특위에 나와 이러한 개헌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4년 중임 대통령제로의 개헌은 5년 단임제의 폐해를 극복하는 일로, 긴 호흡의 국정운영과 장기적 비전 실행이 가능해진다”며 “차기 대선을 2022년 전국 동시 지방선거랑 동시에 치르게 해서 이 때부터 4년 중임제를 적용하는 게 타당하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이번 대통령 임기를 3년으로 단축하고 2020년 대선과 총선을 함께 치러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총선이 대선에 종속되지 않도록 총선과 대선을 분리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총선은 정부와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선 결선투표제 도입과 국회의원 선거에 비례성이 제대로 반영토록 하는 선거제 개편도 개헌에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방자치분권 필요성도 거듭 역설했다. 그는 “수도권과 중앙정부로 초 집중된 권한을 지방정부로 담대하게 이양하기 위한 헌법적 조치들이 취해져야 한다”며 “자치입법권, 자치행정권, 자치재정권, 자치복지권의 4대 지방 자치권을 보장하고, 시도지사가 참여하는 ‘시도지사 자치국무회의’를 신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책임총리제·책임장관제 시행 △모든 장관 임명권에 있어국회 동의 의무화 △감사원 회계감사 기능의 국회 이관 △국가인권위의 헌법기관화 △국민발안·국민투표·국민소환 강화 등도 개헌 내용으로 제시했다.
그는 “대선 후 정부에도 개헌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산하에 국민들의 의견을 대대적으로 수렴하기 위한 ‘국민 참여 개헌논의기구’를 설치할 것”이라면서 “국민의 국론이 모아지면 제가 공약한 개헌내용을 고집하지 않고 국민의 의견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개헌을 고리로 한 제3지대 빅텐트 추진 움직임 등 대선 정국에서 진행됐던 개헌 논의에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그는 “정치권 일각에선 개헌 논의를 정략적 수단으로 이용했다”며 “개헌을 매개로 한 제3지대를 얘기하고, 대선 전 개헌을 주장하면서 개헌을 염원하던 국민 뜻과 다른 모습을 보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모습들이 개헌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순수성에 대한 국민 신뢰를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문 후보는 새 헌법 전문에 부마항쟁과 5.18 광주민주화운동, 6월 민주항쟁, 촛불항쟁의 정신을 새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기본권 강화도 언급, “표현과 호칭도 바꾸어 신체장애자는 장애인으로, 여자는 여성으로, 근로자는 노동자로 돼야 인권과 기본권의 대전환이 시작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