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무풍지대’로 여겨졌던 석유화학업계 마저 중국의 무역보복 조치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 상무부 무역구제조사국은 한국산 석유화학제품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5년 10월부터 2016년 9월에 수입된 한국, 일본, 남아공산 MIBK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들어간 것. MIBK는 아세톤과 수소를 촉매 반응시킨 화학용제로 고무 제품 노화방지제, 페인트 용매제, 반도체 세정제 등에 사용된다. 국내 업체 중에는 금호석유화학의 자회사인 금호P&B가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중국의 한국에 대한 수입규제는 13건, 그 중 석유화학제품은 8건으로 절반을 훌쩍 넘었다. 특히 중국 정부의 반덤핑 규제 11건 중 화학제품이 6건을 차지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중국 정부가 한국산 상품을 소비재와 중간재로 나눠 ‘투 트랙’ 보복 조치에 나서고 있다고 판단해왔으나 최근 사태를 보면 중간재 산업에도 사드 보복이 가해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부 측에서는 MIBK의 경우 중국에서 덤핑 여부 논란이 제기된 지 오래됐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며 사드와 바로 연관 짓는 것은 무리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석유화학업계는 안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사드 한반도 배치를 둘러싼 중국의 보복조치가 갈수록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사드 보복과 함께 ‘중국제조 2025’ 계획 아래 이뤄지고 있는 산업 체질 개조 시도 역시 중간재 산업에 대한 중국의 압박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국내 석유화학업계는 더이상 안심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