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보는 이슈] 위키리크스의 폭로…CIA가 진짜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할까

입력 2017-03-09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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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안 어산지 위키리크스 설립자. 사진=AP연합뉴스

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가 정보당국의 전자기기 해킹·도청 실태를 폭로해 전 세계를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위키리크스는 7일(현지시간) 9000건에 달하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문건을 공개하며 스마트폰에서부터 태블릿 PC, 컴퓨터, 스마트TV 등 다양한 전자기기를 해킹해 도·감청했다고 폭로했다. 한마디로 현대생활에 필요한 스마트 기기가 CIA의 도·감청 대상이었다는 이야기다. 이 문건에 따르면 CIA가 개발한 해킹 툴은 1000개가 넘는다. 대중적으로 이용되는 모바일 메시징 앱인 텔레그램과 왓츠앱 등도 감시의 대상이었으며 전원이 꺼진 TV로도 감청할 수 있는 악성코드도 보유하고 있었다.

위키리크스의 폭로에 전 세계인은 또다시 미국의 도·감청 공포에 휩싸이게 됐다. 보안과 고객의 사생활보호를 생명처럼 여기는 IT 업계는 그야말로 ‘멘붕’에 빠졌다. 영국 BBC는 2013년 에드워드 스노든 전 CIA 요원이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무차별 개인정보 수집실태를 폭로했던 것과 맞먹는 파장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실제로 CIA가 일반인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할까. 이에 대해 AP통신은 ‘아니오(No)’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전했다. 해킹과 감시, 보안 문제는 사실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한 전문가는 인터넷으로 전 세계는 물론 사물끼리도 연결되는 시대에 보안 리스크는 숙명과도 같은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IT 기술이 우리 사회에 깊숙이 침투해 있는 상황에서 보안 리스크를 없애려면 스마트 기기를 포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CIA가 이처럼 상당한 해킹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면 이를 합법적으로 사용했는지 여부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즉 CIA가 연방수사국(FBI)과 같은 정부기관과 얼마만큼 기술을 공유했는지 이를 법적 테두리에서 사용했는지에 대한 질문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공공이해연구그룹(PIRG)의 에드 미어즈윈스키는 “불법적인 선에서 하지 않았다면 CIA의 해킹 기술에 대해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면서도 “다만 이번 폭로가 일반인들이 보안을 신경 쓰는 계기가 돼야 한다”면서 스마트 기기의 비밀번호를 자주 바꿔주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위키리크스는 2006년 호주 출신 저널리스트인 줄리안 어산지가 창립한 일종의 온라인 언론매체다. 미군 헬기의 이라크 민간인 공격 동영상 폭로에 이어, 아프간전 비밀 문건을 공개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 관련 정보를 폭로해 대선 결과에 영향을 주기도 했다. 어산지는 스웨덴에서 성폭행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되자 2012년 6월부터 런던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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