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파운드 가치가 27일(현지시간) 출렁였다. 지난해 6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정치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파운드 가치는 이날도 영국 정치 관련 보도에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CNBC에 따르면 이날 한때 달러 대비 영국 파운드 가치는 0.7% 하락해 2주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파운드 가치 하락의 배경에는 영국 일간 더타임스의 보도가 있었다. 더타임스는 고위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이 다음 달 브렉시트 협상 개시를 스코틀랜드 독립투표 재추진의 기회로 이용할 것으로 보이며 이에 영국 정부가 대응 조치를 마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가 사실이라면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로서는 이래저래 난감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스코틀랜드의 독립 투표를 다시 추진한다면 영국 정부가 이를 거부할 수는 있지만 이는 위헌적인 요소가 있다. 영국 내 스코틀랜드·웨일스·북아일랜드 등 3개 자치정부의 권리를 인정한 협약에 저촉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의식해 독립투표를 수용한다면 영국 내부 분열 위기에 놓이게 된다.
이와 관련해 ING의 리서치 팀은 이날 공개한 연구보고서에서 “브렉시트와 관련된 리스크와 스코틀랜드의 반응은 파운드 가치를 다시 불안한 위치에 놓을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파운드 가치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보고서는 또 “현 상황에서 테일리스크가 있기는 하지만 영국 정부가 국민투표 요구에 응할 것 같지는 않다”면서 “그러나 이러한 리스크는 아직 환율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ING 보고서는 또 앞으로 스코틀랜드 독립투표와 관련해 앞으로 잡음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테일리스크는 발생할 가능성은 극히 낮지만 일단 발생하게 되면 시장에 엄청난 영향을 줄 수 있는 위험을 말한다.
한편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제2의 주민투표가 있어야만 하는가? 이에 대한 우리의 명확한 답변은 ‘노(no)’”라고 말했다. 앞서 스코틀랜드에서는 2014년 독립 찬반을 묻는 투표가 진행됐다. 당시 독립 주민투표는 반대 55%, 찬성 45%로 부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