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핀테크 굴기] 알리페이ㆍ텐페이, 시장 80% 독점...부작용 우려도

입력 2017-02-02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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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결제시장 80% 독과점 문제…‘폭풍성장’ P2P 대출, 금융불안 뇌관될 수도

중국 핀테크 산업의 폭풍 성장을 뒷받침해온 낮은 규제 장벽이 오히려 중국 금융시장 불확실성의 진앙으로 지목되고 있다.

중국 핀테크 분야가 급성장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중국의 위상도 높아지고 있다. 언스트앤영과 싱가포르개발은행(DBS) 등 금융기관과 리서치기업들은 올해 중국이 글로벌 핀테크와 블록체인 사업을 장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영국 소재의 컨설팅업체 KPMG가 공개한 ‘글로벌 100대 핀테크 기업’ 순위에서 중국 5개 기업이 상위 10위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이미 중국은 세계무대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발달된 핀테크 분야도 개인 간(P2P) 소액대출에서부터 온라인결제서비스, 가상통화, 온라인 머니마켓펀드(MMF) 등 다양하다.

중국의 핀테크 시장은 중국의 기존 인프라와 달리 민간 주도로 성장했다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이나 영국에서 핀테크 혁신이 민간 부문에서 시작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정부 주도의 지원과 감시 하에 인프라가 개발되는 중국에서 핀테크의 성장사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처럼 핀테크 분야가 민간 주도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전통 금융시스템의 ‘부족’과 낮은 규제 장벽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규제 문턱이 낮고 정부의 입김을 덜 받다 보니 자율성도 크고 수수료 역시 낮은 것이 강점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중국 핀테크 시장이 커지면서 곳곳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규제의 부재로 인한 자유가 방종을 낳은 것이다. 우선 전자결제시장의 독과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중국의 핀테크 산업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지급결제 서비스는 현재 200여개 업체가 난립하고 있지만 알리바바의 알리페이와 텐센트의 텐페이가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소수의 기업이 독점적 지배력을 가진 것이다. 독과점이 이어지게 되면 사업은 그만큼 경직되고 혁신은 지체될 수밖에 없다.

P2P 대출 분야는 중국 금융시장의 뇌관으로 지목되고 있다. 은행 문턱을 넘기 어려웠던 중소기업, 개인의 대출 수요와 투자처가 필요한 투자자의 수요가 맞물리면서 중국 P2P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중국의 P2P 대출업체는 2349개가 운영 중이며 대출총액은 6213억 위안에 달했다. 2014년 말과 비교하면 5배 급증한 것이다. 그러나 급성장한 중국 P2P 대출시장은 부실업체를 중심으로 고리대출, 차입자의 사기행위, 투자금 횡령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 WSJ는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중국 P2P업체 40%에서 문제가 발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P2P대출자금이 주식과 부동산시장으로 대거 유입되며 부실대출 우려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온라인 가상통화 비트코인을 둘러싼 차이나 리스크도 시장의 우려를 사고 있다. 중국은 비트코인 전체 거래의 42%를 차지할 정도로 세계 최대 비트코인 시장으로 성장했다. 중국 당국의 환율 통제를 피해 대체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지만 중국 당국의 종잡을 수 없는 단속에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실제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던 비트코인은 지난달 12일 중국 당국이 현지 비트코인거래소 조사에 착수했다는 소식에 다시 급락했다. 당국의 조사 강도 강해지거나 조사 빈도가 잦아진다면 최근 급증한 비트코인 수요도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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