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ㆍ아일랜드ㆍ에티오피아 등 세계 곳곳서 참가 열풍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화에 반기를 든 가운데 중국이 세계 경제 아젠다 주도권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이 중심이 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아프리카와 유럽, 미주 등 세계 곳곳에서 약 25개 국가가 올해 신규 가입할 예정이라고 24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진리췬 AIIB 총재는 전날 “회원국 확장으로 현재 1000억 달러(약 117조 원) 자본금을 보유한 AIIB의 대출 능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중국은 이미 발전했다. 이제 다른 나라에 공헌할 차례이며 책임있는 리더로 인정받을 수 있는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캐나다와 아일랜드 에티오피아 등이 25개 신규 회원국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며 오는 6월 열리는 연례 회의에서 가입이 확정된다.
AIIB는 미국에도 계속 문을 열어두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지난해 11월 “미국이 AIIB에 합류하지 않으면 포지션이 약해질 것”이라는 진 총재의 발언을 소개하기도 했다.
대니 알렉산더 AIIB 부총재는 “어느 국가에도 문은 열려 있다. 우리가 회원국이 될 것을 간청하지는 않겠지만 가입할 수 있다”며 “우리는 AIIB의 첫번째 물결에 동참하지 않은 유럽과 일부 아시아 국가, 남미와 캐나다 등으로부터 가입 신청을 받았다. 올해 회원국들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AIIB는 아시아 주요국 중 유일하게 참가하지 않은 일본에도 문을 열어두고 있다고 FT는 덧붙였다.
AIIB의 외연 확장은 세계화의 보호자를 자처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시 주석은 이달 열린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일명 다보스포럼)에서 보호무역주의의 위험성을 강조하며 “모든 국가가 다른 나라를 희생시키면서 작은 이익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고 훈계했다.
올해 회원국 확대의 핵심영역 중 하나는 아프리카다. 현재 아프리카 국가 중 회원국은 이집트와 남아프리카공화국, 2개국에 불과하다.
한편 AIIB 회원국이 늘어나면서 중국의 의결권이 낮아질 수 있다. 현재 중국의 의결권은 26%로 사실상의 거부권을 갖고 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AIIB 확장을 위해서라면 거부권을 기꺼이 포기할 것이라고 FT는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