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올해 세계경제성장률 3.5%로 0.1%p 하향 전망

입력 2017-01-1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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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 “세계경제 무역 둔화, 투자 감소, 정책 불확실성 증가”

▲2017년 1월 세계은행(World Bank) 세계경제 전망치(기획재정부)

세계은행이 올해 글로벌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6%에서 3.5%로 0.1%포인트 내렸다. 세계경제 둔화와 투자 감소, 정책 불확실성 증가 추세를 반영한 진단이다.

세계은행은 10일(현지시간)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2017년 1월 세계경제전망(Global Economic Prospects)을 발표했다. 세계은행은 매년 1월과 6월 전망치를 발간하는데,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치는 별도로 내지 않는다.

이번 전망에 따르면 구매력평가(PPP) 환율 기준 올해 세계경제성장률은 지난해 6월 3.6% 전망 당시보다 성장세가 약화됨에 따라 3.5%로 0.1%포인트 내려갔다. 같은 기간 시장환율 기준으로는 2.8%에서 2.7%로 0.1%포인트 떨어졌다.

세계은행은 성장률 전망 시 시장환율 기준을 쓰는 반면 국제통화기금(IMF) 등 여타 기관은 PPP 기준 환율을 사용한다. 이에 세계은행도 전 세계 성장률만은 타 기관과의 비교를 위해 PPP 기준을 병기한다.

세계은행은 △미국 대선과 금리 인상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투표 결과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 증가 △주요국 경기 둔화 등 하방 리스크를 전망치 하락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보호무역주의 부상과 잠재 성장률 둔화, 신흥국 취약성 증가 등으로 하방 리스크 가능성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반면 미국 신정부의 소득세‧법인세 감면과 인프라 투자 등 주요국의 확장적 재정정책과 성장촉진(growth-enhancing) 정책은 상방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 선진국 성장률 1.9% → 1.8%, 신흥‧개도국 4.4% → 4.2%

세계은행은 선진국과 신흥‧개도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모두 낮춰 잡았다. 선진국은 정책 불확실성, 신흥국은 선진국의 성장 둔화 영향을 이유로 들었다.

선진국의 경우 지난해 6월 1.9%(이하 시장환율 기준)에서 이달 1.8%로 내렸다. 대외수요 약화와 생산성 증가율 둔화 등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미국은 2017~2018년 완만한 회복세를 예상했지만 신정부의 구체적 정책 미정, 잠재 생산성 하락 등으로 성장률 전망을 2.2%로 유지했다. 잠재 생산성 하락 원인으로는 생산성이 낮은 서비스 부문으로의 노동력 이동과 생산가능인구 감소를 꼽았다.

유로 지역은 브렉시트 불확실성과 은행 부실채권 증가 우려, 유가 상승에 따른 소비 감소와 재정건전성 우려 등으로 성장률을 1.6%에서 1.5%로 내렸다.

일본은 소비세 인상 연기(올해 4월 → 2019년 10월)와 공공부문 재정지출 등으로 단기적인 성장률이 상승할 것으로 보고 0.5%에서 0.9%로 올렸다. 다만 노동인력 감소와 고령화 등으로 중장기 성장률은 하락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신흥‧개도국의 경우 원자재 수출국 중심의 성장을, 원자재 가격 약세와 선진국 성장 둔화가 제한할 것으로 봤다. 이에 성장률 전망을 4.4%에서 4.2%로 내렸다.

브라질과 러시아 등 원자재 수출국은 경기 회복과 유가 상승이 긍정적 요인이지만, 다른 수출국의 저유가에 따른 재정난이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전망치는 2.4%에서 2.2%로 내렸다. 원자재 수입국은 대(對) 선진국 수출 둔화, 투자 둔화 등의 영향으로 성장률 전망을 5.7%에서 5.6%로 낮췄다.

중국은 경제구조 변화(제조업‧투자 → 서비스업․소비)에 따른 소비 증가세가 견조하다고 봤지만, 민간투자 둔화를 고려해 6.5%의 전망치를 유지했다. 중국은 급속한 신용팽창에 따른 금융부문 위험 관리를 위해 거시건전성 조치와 그림자금융 규제 강화, 지방정부의 부채 관리 역량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 WB “선진국과 신흥국 경제 모두 지난해보다 성장할 것”

세계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지난해 6월 전망보다 내리면서도, 여전히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 전년 대비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환율 기준 지난해 2.3%에서 올해 2.7%로, 같은 기간 PPP 기준으로는 3.0%에서 3.5%로 제시했다는 설명이다.

선진국은 미국과 일본이, 신흥국은 인도와 인도네시아, 브라질의 성장률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또 완화적 통화정책이 지속되면서 금융리스크 관리 및 확장적 재정정책, 구조개혁 등 보완정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경기 부양을 위한 완화적 통화정책이 지속되면서, 이를 보완하려면 확장적 재정정책과 구조 개혁을 병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금리는 상승하더라도 과거 금리인상 시기보다는 낮은 수준일 것으로 예측했다. 유럽과 일본은 기대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에 근접할 때까지 완화적인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저금리에 따른 자산가격 거품과, 금융기관 수익성 악화 등에 대비한 금융시장 안정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거시건전성 정책으로는 담보인정비율(LTV) 및 총부채상환비율(DTI) 한도 설정과, 금융기관의 합병을 통한 수익성 제고를 예로 들었다.

성장률과 물가상승률 개선을 위해서는 완화적 통화정책을 보완하는 경기대응(countercyclical) 재정정책을 병행해야 한다고 봤다. 공공부문 지출 재조정 및 성장친화적 조세정책, 부채 상환능력(debt sustainability) 제고 정책 등을 펴야 한다는 것이다. 공공부문 지출 재조정은 재정여력이 부족한 국가들이 우선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또 세계은행은 중장기 정책으로 생산성 향상과 고령화 대응을 위해 구조개혁 정책을 지속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례로 △인적 자본 및 인프라 투자 △서비스시장 진입장벽 완화 △난민포용 고용정책 등을 제시했다.

한편 신흥국의 경우 선진국의 통화‧무역정책 변화에 따른 실물‧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정책여력을 확보하고 생산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파악했다. 원자재 수출국은 물가 상승으로 통화정책 여력이 작지만, 원자재 수입국은 물가 안정으로 완화적 통화정책 추진이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신흥국의 금융 부문은 △미국 달러화 강세로 인한 외채 부담 증가와 △은행 자산건전성 하락 등 상환위험 확대에 대비한 거시건전성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금융기관의 구조조정과 스트레스 테스트 강화, 부실자산 정리 절차 개선을 제안했다.

아울러 원자재 가격 약세 등으로 감소한 재정 여력을 보완하고, 재정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이 중요하다고 봤다. △세원 확대와 조세당국 역량 강화 △신뢰성 있는 재정목표와 부채 관리를 위한 중기 재정계획 수립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구조개혁 분야에서는 보호무역주의 극복을 위한 국제 협력과 내수진작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계은행은 신흥국의 △외국기업 설립 제한 완화 △전문인력 이동 규제 개선 △인허가 차별 해소 등을 통한 서비스 무역 촉진 △외국인직접투자 환경 개선 등을 예로 들었다. 이와 함께 △교육, 보건서비스 등 인적자본 투자와 △수자원 인프라 등 물적자본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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