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20년]10년 주기설…국내 증시 ‘박스피 늪’서 못 헤어나

입력 2017-01-02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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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년 남미 외환위기후 10년마다 위기 맞아…美 초강세 땐 한국 박스권

국내 증시가 1997년, 2008년에 이어 또다시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최순실 게이트와 그에 따른 국정공백,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 등 대내외적인 이벤트로 이른바 ‘10년 주기설’을 비켜갈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다.

오정근 한국경제연구원 초빙연구위원은 “1984년 남미 외환위기 이후 10년간의 시차를 두고 1997년 동아시아 금융위기,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다”며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으로 2017년 신흥시장국에 다시 금융위기가 찾아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초강세를 보이는 미국 증시와는 반대로 박스권을 탈피하지 못하는 국내 증시도 불안감을 더하는 요소다. 한국과 미국 주식시장의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어서다.

미국 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당선 이후 보호무역 정책 등에 따른 경기부양 기대감으로 고공비행 중이다. 반면 국내 증시는 ‘트럼프노믹스(트럼프의 경제정책)’에 따른 피해 우려, 탄핵 정국 등 정치적 리스크 등으로 ‘박스피(박스권+코스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한국 증시는 10년 주기로 미국 증시에 반응해 왔다. 1990년대는 미국 증시가 초강세를 보인 반면 한국 증시는 부진했다. 특히 미 연준(Fed)이 1994년 초 3.0%던 정책금리를 1995년 2월 6.0%까지 인상하면서 국내 증시에 충격을 줬다. 코스피 지수가 두 자릿수대로 곤두박질친 것은 물론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의 단초가 됐기 때문이다.

반대로 2000년 들어서는 한국 증시가 강세를 보였다. 반면 미국 증시는 중국이 이끄는 고성장 국면에도 불구하고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한국은 1999년 5월 25일 국내 증시를 완전히 개방하고 2000년대 초반에 제조업 중심에서 보안, 통신 등 정보통신(IT) 분야의 새로운 기술에 대한 밸류가 모멘텀이 되면서 박스권 증시를 돌파했다.

2011년부터는 미국 증시가 부활해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지만 한국 증시는 박스권에 머물고 있다. 이는 경기침체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트럼프 당선 등 예상치 못한 변수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같이 10년을 두고 흐르는 증시 사이클에도 불구하고 올해 전망은 그렇게 어둡지만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악재는 이미 다 나왔고 시장도 선반영했다는 평가에서다. 박중제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는 이미 저점을 통과한 데다 달러 약세, 이탈리아 국민투표, 미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를 선반영해 상승할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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