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 홈네트워크와 스마트폰 연동 가스밸브·TV·에어컨 등 외부 제어
지난 2 ~ 3년간 유례없는 주택시장 호황을 누린 건설사들이 시장의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타 업종과의 협력 강화에 여념이 없다. IoT(사물인터넷) 합종연횡을 통해 업종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시대적 흐름에 앞서는 ‘첨단 설계’로 시장 선점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대우건설이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서 최근 분양한 ‘연희 파크 푸르지오’에는 IoT와 기존의 월패드 기능이 통합된 ‘스마트 월패드’가 처음으로 설치된다. 앞서 대우건설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LG유플러스는 푸르지오 아파트 월패드에 IoT 허브를 탑재한 ‘IoT 월패드’를 개발, 기존 홈네트워크 서비스와 홈 IoT 서비스를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입주자가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출입보안, 가스밸브, 조명, 전기는 물론 TV, 냉장고, 에어컨, 공기청정기 등의 가전도 외부에서 제어할 수 있다. 회사는 ‘연희 파크 푸르지오’ 견분주택에 ‘스마트 월패드’ 시연존을 마련하며 첫선을 보였다.
여기엔 거주자의 현재 위치에 따라 모드를 전환하는 위치기반 홈 IoT 솔루션도 적용된다. 거주자의 차량이 아파트 인근에 접근하면 귀가모드가 실내모드로 전환돼 난방이 미리 되거나, 공기청정기 로봇청소기 커튼이 상황에 맞게 작동한다. 회사 측은 앞으로 어린이집, 헬스장 등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에서 사용하는 IoT 서비스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현대건설은 SKT와 손을 잡았다. 회사는 SKT와 지난해 2월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조명은 물론 빌트인 기기, 냉장고, 세탁기, 공기청정기 등 스마트홈 연동 가전제품들을 앱 하나로 통합 제어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손을 대지 않고도 문을 열 수 있는 ‘스마트폰 출입시스템’도 특허 출원을 진행 중이다. 스마트폰을 지닌 채 아파트 공동·세대 현관에 3m 이내로 접근하면 블루투스 리더기를 통해 자동으로 현관문이 열린다.
SK텔레콤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스마트홈 사업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협력을 약속했다. 올해 상반기부터 LH의 신규 입주 아파트를 대상으로 개방형 스마트홈 서비스를 본격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통신업계에 따르면 2015년 약 40억 달러(약 4조9000억 원) 규모였던 국내 홈 IoT 시장은 오는 2018년 19조 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3년 만에 무려 280%나 시장이 확대되는 셈이다. 현대건설과 대우건설뿐만 아니라 다른 건설사 역시 수요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공격적으로 홈 IoT 서비스 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얘기다. 업계도 불황 극복 방안의 하나로 IoT 기술력을 갖추기 위해 자체개발이나 업계 간 협력에 적극적인 분위기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수요자들이 갈수록 트렌드에 민감해지고 있어 독자적인 지능형 서비스로 차별화된 기술력을 확보해 첨단아파트 시장을 선점하는 게 올해 경쟁에서 살아남는 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