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회장 조만간 연임 의사 밝힐듯
“고정관념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으로 차원이 다른 목표, ‘혁신기술 1등 기업’에 도전하자.”
황창규<사진> KT 회장은 2일 아침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열린 ‘KT그룹 신년 결의식’ 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자리에서 황 회장은 “통신시장 1등이나 IPTV 1위 기업이라는 지엽적인 목표가 아닌 지능형 네트워크 기반의 플랫폼 회사, 미디어 시장에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드는 미디어 플랫폼 기업으로 발돋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사뿐만 아니라 각 부서의 목표도 수준이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KT의 보안 부서인 ‘정보보안단’은 KT의 보안을 완벽하게 지키는 수준을 넘어 국내 최고 수준의 보안 조직으로 다른 기업의 모범이 된다면 기업 대상 영업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성공전략 또한 새로운 시각에서 다시 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는 기술 기반의 차별화, 고객인식 1등, 기존의 판을 깨는 시장주도 전략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지난 3년간 KT가 주도했던 5G와 기가 인터넷에 대한 경쟁사의 도전이 시작된 상황에서 한발 앞서 나가기 위해서는 큰 틀에서 변화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황 회장은 “통신이라고 하면 이동통신부터 연상하는 현재의 틀에서 벗어나 ‘통신은 곧 혁신기술’이라는 새로운 프레임을 만들어야 한다”며 “이를 기반으로 KT는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고 사람을 이롭게 하는 혁신기술 1등 기업으로 새롭게 자리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셋째, KT의 미래를 확고히 하기 위해 사업 성과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를 위해 주력 사업에서 ‘한계 돌파’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시장점유율 확대가 한계에 봉착한 유선 서비스, 외부 환경에 의해 정체나 마이너스 성장의 위험에 처한 무선 서비스 등에서 당면한 한계를 확인하고, 이를 돌파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스마트에너지, 보안, 인증∙결제 솔루션 등 미래 사업도 본격적인 성장이 필요하다고 독려했다. 황 회장은 “에너지, 보안 사업은 다양한 고객의 요구에 맞춘 서비스로 질적인 발전이 필요하다”며 “인증∙결제 사업도 인증 방식의 다양화, 비대면 거래 증가 추세에 맞춰 변화와 성장을 이뤄야 한다”고 주문했다.
KT만의 기업문화 조성에도 심혈을 기울이자고 전달했다. 황 회장은 “KT그룹의 소통과 협업의 기반이 된 ‘1등 워크숍’에 대해 하버드대 교수들도 놀라움을 표시했다”며 “조직의 소통과 협업을 구체화하는 방식으로 짧은 시간에 성과를 만들어낸 저력을 대단하게 평가했다”고 말했다.
KT그룹 구성원들의 소통, 협업, 임파워먼트, Single KT, 1등 KT를 향한 열정과 자부심이 지난 3년간 거둔 성과의 원동력이 됐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3년간 추진했던 노력을 KT 고유의 기업문화로 완전히 체질화시켜야 한다고 요청했다.
황 회장은 끝으로 “3년 전 KT는 하나만 더 잘못돼도 미래가 없을 정도로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여 있었지만 지금은 세계가 주목하는 선도 기업으로 변화했다”며 “변화의 기틀이 충분히 마련된 만큼 새로운 도전을 통해 ‘혁신기술 1등 기업’과 같이 새로운 미래를 여는 2017년을 만들자”고 당부했다.
한편, 올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황 회장이 조만간 연임의사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연임 절차와 남은 임원 인사를 고려하면 황 회장은 늦어도 이달 중순까지는 연임 여부를 밝혀야 한다.
신년사에 담긴 내용과 황 회장의 의욕적인 행보가 연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임원 인사의 경우 황 회장의 지난 임기 동안 12월에 단행했다. 황 회장이 연임이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결국 임원 인사가 미뤄지며 기존 임원들의 임기는 12월에서 이달로 한 달 연장됐다.
그동안 연임에 대한 기대가 컸던 황 회장은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나며 위기를 맞았다. 검찰 조사에서 KT는 청와대의 청탁을 받고 ‘비선 실세’ 차은택 씨의 측근을 마케팅 담당 임원으로 채용하고, 최순실이 실소유한 회사에 68억 원 규모의 광고를 몰아준 것으로 확인되면서 연임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회사 안팎에서는 지난 3년간의 경영 성과가 긍정적인 데다 정권교체기 마땅한 후임자를 찾기 힘들다는 관측이 더해지며 황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