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애물단지로 전락한 공중전화의 연간 손실액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2020년까지 공중전화를 절반으로 줄이기로 하면서 이렇게 되면 연간 손실액을 160억 원에서 80억 원까지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9일 2020년까지 전국 7만여 대의 공중전화를 3~4만대로 줄이는 내용을 포함한 ‘공중전화 손실조전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공중전화 제도를 개편하고자 마련한 것으로, 구역별로 적정 대수를 정하고 이를 넘는 경우 손실보전율(현행 90%)을 낮춰 철거를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이 방안이 시행되면 2020년까지 공중전화 수가 작년 말의 절반인 3만∼4만대로 줄 것이라고 미래부는 예상했다.
공중전화 사업의 주체는 KT 자회사 KT링커스다. 이 회사는 전국에 있는 공중전화를 매일 한 번씩 직접 가서 소독하고 청소하는 등 전반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공중전화의 절반이 월 매출이 1만 원도 안 되면서 적자 폭이 늘고 있다. 해마다 160억여 원씩 쌓이는 적자로 KT링커스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공중전화 서비스는 보편적 서비스에 해당하기 때문에 KT는 손실을 보며 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전 국민이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지만, 아직 공중전화를 필요로하는 저소득층이나 외국인 등이 있고 각종 재난 시를 대비해서라도 무작정 없앨 수는 없는 상황이다.
KT링커스 관계자는 “미래부가 내놓은 자료를 보면 공중전화 감축과 동시에 지역별로 재배치해야 하기 때문에 당장은 철거 작업과 신규 시설투자 비용이 동시에 발생한다”며 “추후 얼마나 손실액이 감소할지는 구체적인 분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KT링커스는 공중전화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자체적으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이 회사는 공중전화 박스를 '안심부스'로 사용하고 있다. 위급한 상황에 처했을 때 공중전화 박스에 있는 비상버튼을 누르게 되면 자동으로 문이 닫히면서 경찰이 출동한다. 이런 긴급대피소형 공중전화 부스는 130여 개 시범설치했는데 이를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다. 이 밖에 공중전화가 전기차 충전소와 결합하기도 하고 남은 공중전화 부스를 무인도서관으로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