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인수·피인수 기업 동상이몽(同床異夢)

입력 2007-10-09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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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기업 "가격이..." , 피인수기업 "고용안정이..."

현대건설·대한통운 등 올해 예상됐던 대기업들의 인수·합병(M&A) 움직임이 답보상태에 빠지면서 인수기업과 피인수기업간의 입장 차이가 확연히 구분되고 있다.

9일 재계에 따르면 당초 올해 안에 M&A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 사례로는 현대건설·대우조선해양·대한통운·새한 등 10여건에 이른다.

하지만 최근 주가가 2000 포인트를 넘어서고 합병대상 기업들의 실적도 호조를 나타냄에 따라 인수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어 인수기업들의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8월 GS 허창수 회장은 故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부인인 故변중석 여사의 빈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대우인터내셔널 인수에 관심이 있지만 가격이 맞아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대한통운과 현대건설 인수를 추진 중인 기업의 관계자들도 "당초 계획보다 인수가격이 큰 폭으로 올라 자금부담이 늘고 있다"며 "회사 일부에서는 비싼 가격을 주고 굳이 인수할 필요가 있느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특정기업에 대한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기업에서는 "우스개 소리로 뭐니뭐니해도 문제는 머니(Money)"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수가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비해 피인수 기업에서는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피인수 기업의 가장 큰 관심은 어느 기업이 자사를 인수할 것이냐는 문제와 M&A가 이뤄지고 난 후에 고용안정보장이 되느냐라는 점이다.

올해 M&A 시장의 최대어 중 하나로 꼽히는 대한통운의 한 관계자는 "무엇보다 우리 회사가 인수되고 난 후 현재까지 진행되던 사업이 영속성을 가질 수 있느냐와 고용보장이 직원들의 관심대상"이라고 말했다.

또 웅진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새한의 경우에도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새한 관계자는 "어느 기업이 인수를 하는가도 중요하지만 인수 후의 구조조정 가능성에 대해 많은 직원들이 걱정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피인수 기업에서는 동종업계에 있는 기업이 자신들을 인수하기를 내심 바라고 있다.

하지만 인수·피인수 대상 모두가 공통적으로 우려하고 있는 점은 최근 주가 상승과 실적 개선 등으로 인해 높아진 인수가격 때문에 자칫 M&A 진행이 더뎌질 수 있다는 것이다.

M&A 전문가는 "인수기업이나 피인수 기업 모두 빠른 시일 내에 인수·합병절차를 마무리해서 안정된 상태에서 경영이 이뤄지기를 바라고 있다"며 "하지만 주가 상승과 실적개선 등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M&A의 속도가 빨라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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