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서 현금으로 빠져나가 부담 커질 듯
본지가 대기업 집단 소속 자산기준 상위 20개 그룹의 법인세 인상(22→25%) 효과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기준 법인세 대비 추가 부담액은 총 1조8176억 원인 것으로 추정됐다.
그룹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총 4조759억 원의 법인세를 낸 삼성그룹의 추가 부담액은 5558억 원이다. 이 가운데 주력사인 삼성전자의 추가 부담분은 4257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납부한 법인세는 3조1215억 원으로, 영업이익의 23.3%에 달한다. 또, 이는 지난해 국가 법인세 수입의 7%를 차지하는 규모다.
지난해 법인세 상위 10위에 이름을 올린 삼성물산 역시 2155억 원에서 2449억 원으로, 294억 원이 증가하게 된다. 삼성전기(1905억 원 → 2165억 원), 삼성중공업(1640억 원 → 1864억 원) 역시 부담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조7631억 원의 법인세를 납부한 현대차그룹은 3768억 원가량 법인세 부담이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계열사 중 현대차가 1조557억 원에서 1조1997억 원으로 1440억 원 늘어난다. 또 현대모비스 899억 원, 기아차 403억 원, 현대제철 365억 원이 각각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밖에 SK그룹(2410억 원), LG그룹(1044억 원), 롯데그룹(954억 원), 포스코(792억 원), GS(335억 원), 신세계(317억 원), CJ(278억 원) 등의 순위로 법인세 부담이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됐다.
또한 20대 대기업 집단에 속하지는 않지만, 지난해 법인세 납부액 상위에 이름을 올린 기업들의 부담도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1393억 원으로 국내에서 20번째로 법인세를 많이 낸 네이버는 추가로 190억 원의 세금 부담이 발생하며, 아모레퍼시픽 역시 189억 원을 더 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조세전문가는 “법인세 인상은 개별 기업이 벌어들인 영업이익에서 현금으로 나가는 것”이라며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기업들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법인세 납부 금액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공시한 현금 흐름표에 나타난 법인세를 기준으로 추정했다. 각 개별 기업들이 2015년 실제 납부한 법인세에서 법인세 차감 전 이익을 추정, 25% 법인세율을 적용해 산출하는 방식을 적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