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ㆍ중미 6개국은 상품 분야에서 협정 발효 후 전체 품목수 95% 이상에 대해 즉시 또는 단계적 관세를 철폐하는데 합의했다.
한국은 승용차와 자동차 부품 등 자동차 분야에서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되지만 쇠고기, 돼지고기 등 축산 농가의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는 미국의 트럼프 정부 출범 등 보호무역주의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 기업들이 북미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제3의 루트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한ㆍ중미 FTA로 우리나라가 가장 큰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되는 산업 부문은 자동차다.
중미 각국은 승용차를 자체 생산하지 않고 전부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최대 30%까지 관세 부과(코스타리카 1%, 엘살바도르 25~30%, 온두라스 5~15%, 니카라과 5~10%, 파나마ㆍ과테말라 0%)하고 있다.
국회 비준이 차질없이 진행돼 한ㆍ중미 FTA가 발효되면 중미 각국은 우리 주요 승용차에 대해 즉시(코스타리카), 7년철폐(니카라과), 8년철폐(온두라스), 9~10년철폐(엘살바도르)하기로 해 대(對중) 중미 승용차 수출 확대가 기대된다.
중미 6개국 자동차 시장은 올해 기준 17만8000대 규모이고, 우리 시장점유율은 약 28%다. 주로 일본차와 경쟁 중이어서 일본과 중미간 FTA가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미 시장을 선점하는 데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대 중미 승용차 수출은 2012~2014년 평균 3억9000만 달러 규모다.
자동차부품(클러치, 서스펜션, 쇼크옵서버 등)도 수혜 품목으로 예상됐다. 중미 각국은 대부분 자동차부품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최대 15%까지 관세를 부과(코스타리카 1~15%, 엘살바도르 10~15%, 온두라스 5~10%, 니카라과 5%, 파나마 5~15%)한다.
중미 각국은 우리 주요 자동차 부품에 대해 즉시(코스타리카), 3~5년철폐(엘살바도르ㆍ온두라스ㆍ니카라과), 즉시~10년철폐(파나마)하기로 약속해 대 중미 승용차 수출과 함께 자동차부품 수출도 확대도 기대된다.
알로에음료수 수출도 늘어날 전망이다. 중미 각국은 음료를 자체 생산하고 있어 FTA협상에서 시장개방에 보수적이며, 대체로 15%의 관세를 부과한다.
한국은 2012년부터 중미 지역으로 음료 수출을 본격화하고 있는데 이번 FTA 협상에서 우리 주력수출품목인 알로에음료에 대해서는 즉시철폐(코스타리카, 니카라과, 파나마)하기로 약속했다.
우리는 2014년 기준 알로에 음료를 코스타리카에 약 500만 달러 규모로 수출하고 있고, 파나마 등에 수출이 확대되고 있다. 또 전체 우리 음료 수출 중 알로에 음료 비중은 80% 내외를 차지해 FTA 발효시 수출 확대가 기대된다.
FTA 체결 때마다 논란을 일으키는 농축산물 부분은 보수적으로 합의했다는 평가다.
쌀은 협정에서 제외했고 고추, 마늘, 양파 등 주요 민감 농산물은 양허(개방) 대상에서 제외했다. 다만 쇠고기와 돼지고기는 장기적으로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쇠고기(16~19년), 돼지고기(10~16년), 자당(16년), 천연꿀(16년) 일부 민감 품목에 대해 장기적으로 관세가 철폐된다. 냉동새우에는 저율관세할당(TRQ)을 부여하기로 했다.
커피는 중미측의 최대 수출 품목으로, 중미 5개국으로부터의 수입은 4600만 달러이며 현재 우리 세율은 2-8%(볶지 않은 것: 2% / 볶은 것: 8%)다.
한국은 중미 각국에 즉시 철폐로 개방해 중미측은 주요 커피 생산국인 콜롬비아ㆍ페루산 커피와 동일한 조건으로 우리 시장에서 경쟁이 가능해졌다.
중미 지역의 파인애플 대 세계 수출은 최근 5년간 3.1%의 성장세를 보였으며, 2015년 수출이 8억7000만 달러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품목이다.
중미 5개국으로부터의 우리 파인애플 수입은 88만 달러 규모로, 특히 코스타리카는 우리 2대 수입국이다. 현재 우리 세율은 30%로 높은 수준이다.
한국은 파인애플을 7년 철폐해 협정 이행 7년 차에 무관세로 파인애플을 수입하게 된다. 이에 따라 중미산 파인애플의 가격 경쟁력이 증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설탕의 원료인 원당은 현행 3%의 관세를 즉시 철폐하기로 합의해 원당을 원료로 사용하는 국내 식품가공 업계에서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파나마에는 이행 16년 차에 철폐된다.
바나나는 중미 지역의 대표 수출 품목으로, 중미 지역의 세계 바나나 시장 점유율은 2위이며 최근 5년간 바나나 수출량이 약 6.3% 증가했다.
현재 중미 5개국으로부터의 수입은 없으나, 과테말라로부터의 바나나 수입이 500만 달러로 과테말라는 우리 2대 바나나 수입국이다.
우리측 세율은 30%이며, 우리측은 5년 철폐로 양허했다. 다만 엘살바도르에는 이행 15년차에 철폐하기로 합의했다.
한편, 한국의 대 중미 6개국 교역 규모는 지난해 기준 40억5300만 달러이며, 수출액은 32억6900만 달러, 수입액은 7억8400만 달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