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 형평성이나 국민의 조세저항 등을 생각할 때 상위 0.1∼0.2% 기업들의 법인세 인상은 불가피합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15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CEO 조찬간담회'에 참석해 이 같이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과 함께 대한상의 소속 기업인 200여 명이 참석했다.
심 대표는 “법인세 인상은 이번 예산을 처리하면서 동반 처리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현재 법인세를 내는 50만 개 기업 중 1000개 내의 법인세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어 “대신 정치권에서 대기업에 ‘삥(돈) 뜯는’ 것은 절대 못 하도록 하는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하다”며 “세금을 조금 더 내고 정치외압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법인세 인상이 정경유착을 근절시킬 수 있는 수단이 될 거라고 주장했다. 최근 이슈가 된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사례처럼 사용처가 불투명해 논란의 여지가 많은 기부금을 떳떳한 세금으로 전환하면 정치권에서 기업들을 상대로 불법적인 갈취행위를 하지 못할 것이란 설명이다.
심 대표는 “현재 우리나라의 법인세 세수가 25조 원 밖에 안 되는데 사회공헌 기부로 내 는게 8조 원”이라며 “8조 원 중에 2조~3조 원을 세금을 내는 셈”이라고 말했다.
법인세 인상에 다른 기업경쟁력 저하 우려에 대해서는 “법인세가 지나치게 낮다는 게 일반 국민감정”이라며 “법인세를 깎는다고 기업이 더 경쟁력을 얻는 것도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특히 심 대표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 구조를 내수 위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시대가 열리면 앞으로 수출이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며 “빈부 격차가 심화돼 내수 시장이 위축될 수도 있는 만큼 대수술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내수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치권, 가계 모두가 자기 고통을 감내하는 결단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