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포용적인 태도를 보이는 동시에 경제 성장에 기대감을 불어넣자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값이 떨어지고 있다.
트럼프 당선 뒤 금값이 치솟을 것이라는 기대가 비켜가고 투자자들이 금을 팔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간) 월스트지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금값은 6주래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8일 대선 당일과 비교해 8.5% 추락했다. 특히 금값은 지난 11일 하루에만 3.3% 급락한 온스당 1224.30달러(약 143만 원)를 기록했다. 이는 최근 3년 만에 가장 큰 일일 낙폭이다.
선거 기간까지만 해도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면 금값 역시 덩달아 올랐다. 트럼프가 내세우는 보호무역주의와 극단적인 정책 탓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금 수요가 높아졌기 때문. 자연스레 트럼프가 당선되면 금값이 폭등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홍콩 금융기관인 HSBC의 애널리스트는 “선거 전에 우리는 트럼프가 이길 시에 금값이 온스당 15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망과 달리 트럼프 당선에도 금값이 떨어지는 이유는 트럼프의 당선 수락 연설이 통합을 강조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트럼프는 당선 확정 뒤 사회 통합을 이야기하며 도로, 공항, 다리 등 사회간접자본시설에 최대 1조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공언했다. 미국 경제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됐고 트럼프의 경제 성장 정책이 안정적으로 이행되리라는 낙관론이 확산됐다. 이에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금을 팔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일부 투자자들은 여전히 금값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망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갖는 불확실성이 완전히 사라진 게 아니기 때문이다. 홀가튼의 광산 부문 전략가인 크리스토퍼 에클스톤은 “트럼프가 뭘 할지 누구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많은 경제학자는 트럼프 당선자가 실제로 보호무역 정책을 시행하면 미국이 성장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트럼프가 주장했던 세금 감면 정책이나 재정 확대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도 있다. 이에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위험 회피 수단으로 금값이 오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고 WSJ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