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오염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예술계에도 환경 문제의 영향이 강하게 미쳤다. 현대 미술의 새로운 흐름으로 인정받은 ‘정크 아트’의 경우 버려진 폐기물로 예술품을 만들어 평단과 일반 관객들의 시선을 끈 좋은 예다.
195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등장한 정크 아트는 종이나 캔버스, 청동이나 석고 등 전통적인 소재 대신 모두가 쓸모 없다고 여긴 쓰레기를 예술품으로 다시 탄생시켰다. 덕분에 발상의 전환을 이끌어내고 환경 문제를 환기했다는 점에서 훌륭한 현대미술로 인정받기도 한다.
쓰레기를 미적인 소재로 재활용한 예는 정크 아트뿐만이 아니다. 서구 사회에서 각광받는 '씨글라스 아트' 역시 폐기물을 공예품의 재료로 활용한 훌륭한 예.
씨글라스는 해변에 버려진 지 오래된 유리 조각이 파도와 모래에 마모돼 가장자리가 둥글게 닳은 것이다. 언뜻 봤을 땐 조약돌과 비슷하지만 유리의 투명함과 광채 때문에 독특한 매력을 자랑한다. 북미 지역의 경우 씨글라스를 꽃병이나 단추, 목걸이 등 공예품에 재료로 활용하거나 아예 수집가 모임을 결성해 정기적으로 소식을 주고받기도 한다. 우리나라 역시 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재활용 문제가 조명받으면서 씨글라스 아트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환경친화적 디자인 기업 피스플래닛은 최근 씨글라스를 주 재료로 삼아 자체 캐릭터 ‘바다친구 잇슈’를 결합한 환경친화적 아트 상품을 본격적으로 시장에 선보였다. ‘자연과 인간이 재미있고 신선한 일상을 보내며 평화로운 마음으로 공존할 수 있도록’ 지구에 온 ‘바다친구 잇슈’ 캐릭터로 브랜드 스토리를 구성해 본격적인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피스플래닛 김진주 대표는 “씨글라스는 버려진 유리가 파도의 흐름 속에 새로운 모습을 갖게 됐다는 점에서 ‘지구가 준 두 번째 기회’라고 할 수 있다”며 “귀엽고 깜찍한 캐릭터와 유니크한 소재 특성을 살려서 자연과 인간의 평화로운 공존을 디자인으로 구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피스플래닛의 주력 상품은 배지나 파우치, 마그네틱 등 실 생활에서 유용한 제품들로 구성됐다. 업체 측은 20대부터 30대에 이르는 젊은 직장인과 학생 중에서도 독특한 디자인과 환경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를 주로 공략할 계획이며, 환경친화적인 타 브랜드와의 협업은 물론 환경 교육에 필요한 교구로도 발돋움할 전망이다.
김 대표는 “환경 문제가 지속적으로 심각해지면서 실용적인 제품 하나에도 재활용 가능성을 따지는 소비자가 많아졌다”며 “귀엽고 유니크한 개성과 의미 있는 브랜드 가치를 중시하는 소비자라면 피스플래닛에 주목하리라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