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ㆍ오하이오 등 경합주가 전체 대선 승패 가릴 듯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한 편의 긴장감 넘치는 드라마를 연출했던 미국 대선이 약 2년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드디어 종착역에 이르렀다. 미국 50개 주, 약 2억2500만 명과 전세계인의 시선이 집중되는 제45대 미국 대선에서 주목해야 할 포인트를 5가지로 정리했다.
◇계층별·인종별 투표율이 변수=이번 대선의 주요 변수는 양 진영 지지자들의 결집이다.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흑인과 히스패닉 표심을 굳히는 데 한창이고,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는 백인 중산층과 노동자층 결집에 집중한다. 클린턴이 당선되려면 2012년 대선 당시 버락 오바마 현 대통령을 지지한 사람들의 표가 필요하다. 당시 흑인 유권자의 93%가 오바마에게 투표했고, 히스패닉 유권자의 71%가 오바마를 지지했다. 다만 흑인 유권자의 조기투표는 2012년보다 감소해 클린턴의 우세를 단정하기는 어렵다. 백인 표심을 굳혀야 하는 트럼프는 2012년 대선과 비교보다 미국 내 백인 수가 줄고 히스패닉과 아시안 등 유색인종이 증가해 일단은 불리하다.
◇경합주가 승부 좌우=주요 외신들은 그 어느 대선보다 경합주가 더 많아지고 변동성도 커진 것이 이번 선거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클린턴은 29명이 걸린 플로리다에서 승리하기만 하면 백악관행에 필요한 ‘매직넘버’ 270명을 확보하게 된다. 노스캐롤라이나(15명)에서 클린턴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는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다. 심지어 공화당의 텃밭인 네바다(6명)와 애리조나(11명) 조지아(16명) 등도 이번 대선에서 경합주로 부상했다. 7일 기준 선거인단 총 538명 가운데 클린턴은 216명을, 트럼프는 164명을 각각 확보했다.
◇투표 선행지표 지역 결과는=선행지표가 되는 카운티의 투표 결과도 주목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인디애나 주 비고카운티는 1956년 이후 매번 당선자를 맞혀왔으며 1888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도 결과가 틀린 것은 두 번 밖에 되지 않는다. 오하이오 주의 오타와 카운티와 우드 카운티도 각각 1964년과 1976년 이후 대선에서 승자를 선택했다. 플로리다 주의 힐스버러 카운티는 지난 20차례 대선 가운데 1992년을 제외하고 전부 당선자를 적중시켰다.
◇브렉시트 막판 역전극 재연되나=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로 대선 막판에 반전이 거듭되면서 세계 시장을 요동치게 한 6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국민투표 당시의 악몽이 재연될 것이란 우려도 부상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금융면과 정치면에서의 대격변 가능성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 6월 23일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앞두고 영국의 EU 잔류 여론이 탈퇴보다 4~10%포인트 더 높게 조사됐다. 하지만 실제 투표 결과는 시장의 예상을 깨고 ‘탈퇴’로 나왔다. 트레이더들은 이번 미국 대선 때는 아예 밤샘을 각오하고 있다.
◇마리화나 합볍화 주민투표도 변수=미국 마리화나 합법화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도 이번 대선의 향방을 가를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8일 애리조나, 캘리포니아, 메인, 매사추세츠, 네바다 등 5개 주에서 ‘기호용’ 대마초(마리화나) 합법화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도 함께 치러진다. 아칸소와 플로리다, 몬타나, 노스다코타 등 5개 주에서는 ‘의료용’ 마리화나 합법화를 표결에 부친다. 현재 일부 주 정부가 의료용과 기호용 마리화나 거래를 허용하고 있지만 연방차원에서는 여전히 불법이다. 클린턴과 트럼프 모두 마리화나 합법화에 대해서는 찬성하지만 트럼프는 보수 표심을 의식해 의료용 마리화나 합법화를 주정부가 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클린턴은 의료용은 물론 기호용 마리화나 합법화도 지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