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모처럼 반등했다. 최근 급락으로 가격메리트가 커진 가운데 연기금이 1조원 규모의 투자를 하기로 결정한 것이 투자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10.23(0.51%)포인트 오른 2024.12에 거래를 마치며 2020선을 회복했다. 사흘만의 반등이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28억원과 287억원을 순매도했지만 외국인이 326억원의 순매수에 나서면서 지수상승을 뒷받침했다.
이날 증시의 반등은 무엇보다 연기금의 투자결정에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 중소형주형 5곳과 가치형 4곳, 액티브퀀트형 3곳 등 총 12곳의 위탁운용사에 총 1조원 가량의 자금을 출자하기로 결정했다. 연기금의 자금집행 소식에 반응한 중소형주가 시장 분위기를 주도했다. 코스피시장에서는 소형지수가 1.06% 상승해 대형주(0.45%), 중형주(0.60%)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오름폭을 나타냈다.
전날 지수를 끌어내렸던 ‘최순실 게이트’ 영향도 비교적 잦아들었다는 평가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금 당장 펀더멘털에 영향을 주기보다 심리적인 영향으로 하락한 측면이 크기 때문에 낮아진 지수는 그만큼 가격메리트를 가진 저가매수 기회로 여겨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 연구원은 이후 증시흐름에 대해 “대외부문에서 미국, 일본 등의 실물경제지표가 비교적 양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증시가 당분간 회복국면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코스피 업종별지수는 철강금속(-0.35%), 유통업(-0.12%)를 제외한 전 업종이 상승했다. 특히 중소형주가 몰려있는 의료정밀(5.35%)의 상승폭이 가장 컸고 보험(1.93%), 의약품(1.77%), 종이목재(1.44%), 운수창고(1.1%), 섬유의복(0.87%) 등이 상승세로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 중에서도 상승한 종목이 많았다. 올 3분기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네이버(1.3%)와 SK텔레콤(1.09%)이 강세로 마감했고 삼성생명(2.31%), 아모레퍼시픽(1.96%), 신한지주(1.15%) 등이 오름폭을 보였다. 또 이날 3분기 확정 실적 발표 후 이재용 부회장을 등기이사로 선임한 ‘대장주’ 삼성전자는 소폭 오름세(0.38%)로 거래를 마쳤다.
한편 연기금의 투자결정은 코스피시장보다 코스닥시장에서 더 큰 영향을 나타났다. 코스닥지수는 전날 대비 13.06포인트(2.06%) 오른 648.57에 장을 마감하며 6거래일만에 반등했다. 케어젠(14.48%), 코오롱생명과학(6.15%), 휴젤(4.1%), SK머티리얼즈(4.07%)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이 모두 상승 마감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