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 교수“민생 실종된 채 구조적 접근 없이 폭로성 논쟁 국감”

입력 2016-10-10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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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성 부족·스타심리 집착·주도권 확보 경쟁이 낳은 ‘허탕 국감’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번 국감은 ‘맹탕 국감’을 넘어 ‘허탕 국감’이 됐다. 정치인들이 맨날 외치던 민생은 국감에서 실종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0일 이투데이와 가진 인터뷰에서 지난 2주간의 국회 국정감사를 바라본 소감을 이렇게 혹평했다. 신 교수는 “국감이 이런 식이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간다”고도 했다.

신 교수가 가장 먼저 지적한 부분은 기획재정위원회 국감이다. 구조적 접근을 배제하고 사람 중심으로 감사를 진행하면서 소모성 논란만 커졌다는 비판이다.

“가계부채의 심각성, 한진해운 사태, 조선업과 해운업의 구조조정, 쌀 문제 등 현안이 산적해 있는데, 기재위 국정감사는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의 특혜 의혹에 대한 추궁만이 난무했다. 물론 이런 재단 문제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 문제가 다른 경제 현안을 모두 덮어 버릴 만한 문제냐고 한다면 그것은 아니다.”

신 교수는 “최순실과 같은 특정 인물을 중심으로 접근함으로써 거의 모든 정권에서 제기되는 재단의 구조적 문제를 덮어 버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렇게 되면 다음 정권이 들어서도 유사한 문제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고, 그러면 그때 또다시 다른 중요한 경제 현안을 제치고 폭로성 논쟁만을 할 것이 뻔하다”고 했다.

이어 “농해수위 역시 농민들이 상경 투쟁을 할 정도로 급박한 쌀 문제가 있음에도 여당은 복귀하자마자 김재수 장관 해임건의안 통과를 문제 삼으면서 결국 치열한 정쟁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국감이 이런 형태로 흐르는 배경으로 △국회의원 전문성 부족 △스타심리 치중 △정국 주도권 확보 과열경쟁 등 세 가지를 꼽았다. 이런 것들이 결국엔 행정부에 대한 입법부의 견제 기능을 약화시킨다는 평가다.

신 교수는 또 “작년에 문제 삼았던 내용을 다시 지적하는 ‘문제 지적의 리사이클링’도 나오고 있는데, 해당 사안을 끝까지 주시하지 못한 탓”이라며, 국회가 국감 이후 정부의 시정조치 현황을 꾸준히 점검할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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