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파트너스 국내보다는 해외서 모집 집중할듯
복수의 국내 기관이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에 투자금을 추가로 집행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잇단 투자금 회수 실패가 원인으로, 이런 보이콧 현상이 해외 기관으로까지 확산될지 주목된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은행, 연기금, 생명보험사 등 복수의 국내 기관들이 MBK파트너스의 4호 펀드에 투자하지 않기로 내부 의사 결정을 마쳤다. MBK파트너스는 아직 공식 투자안내서는 보내지 않았지만 시장 관계자들에 투자 의향을 타진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국내 기관들이 MBK파트너스를 외면한 것은 올해 딜라이브의 인수금융 부도 위기 영향이 컸다.
케이블TV 사업자인 딜라이브의 매각이 지연되면서 2조1918억 원 규모의 인수금융 차환이 어려움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MBK파트너스가 세운 특수목적법인과 딜라이브에 돈을 빌려준 대주단은 전체 2조1918억 원 중 8800억 원을 출자 전환하며 고통을 분담했다. 하지만 MBK파트너스는 자금 측면에서 아무런 부담을 지지 않으면서 국내 기관들과의 관계에 금이 갔다.
또 MBK파트너스가 딜라이브를 비롯 ING생명, 코웨이, 네파 등의 매각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도 기관 투자자의 보수적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딜라이브에 투자했던 기관 관계자는 “목표 수익률이 나오지 않은 펀드에 재투자하지 않는 것은 당연한 결정”이라며 “연기금 최고투자책임자(CIO)들도 이 같은 의견에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MBK파트너스는 국내에서의 악화한 여론을 고려해 4호 펀드는 해외 모집에 집중할 방침이다. 김병주 회장은 이달 4일 홍콩에서 열린 아시아 벤처캐피털 저널(AVCJ)포럼에 참석해 해외 주요 투자자들과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MBK파트너스의 4호 펀드 모집 규모는 30억 달러(3조3400억 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 이 회사 고위 관계자도 “2013년 모집한 3호 펀드(30억 달러)의 규모를 크게 벗어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5년 설립된 국내 PEF인 MBK파트너스는 2005년 1호 펀드(1조 원), 2008년 2호 펀드(1조5000억 원), 2013년 3호 펀드(2조9000억 원)를 각각 조성했다.
MBK파트너스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4호 펀드의 공식적인 펀드 모집은 시작되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 국내와 해외 쪽에서 40억달러 정도의 투자 의사를 받았다"며 "3호 펀드 정도의 자금은 유치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