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미분양 관리지역 지정 확대 조치가 내달부터 전면 가동되면서 해당 지역에 분양을 앞둔 건설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월부터 지정·관리해오던 미분양 관리지역을 다음달 1일부터 매월 공표한다. 지난달 '8·25 가계부채대책' 내용 중 하나였던 미분양 관리지역 지정 확대 조치의 일환이다.
그 동안 관리지역 기준이 직전 3개월간 미분양 물량이 50% 이상 급증한 지역, 누적 미분양 주택수가 직전 1년 동안 발생한 미분양의 2배 이상인 곳이었다면 이제 주택 미분양 물량과 함께 인허가·청약경쟁률 등 다양한 시장상황을 반영하게 된다. 국토교통부는 인허가·청약경쟁률 등이 어떤 기준으로 반영될 지 이 달안으로 명확한 기준을 세울 예정이다.
정부가 지난 7월 기준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있는 곳은 경기도 평택시·고양시·남양주시·시흥시·안성시·광주시와 인천 중구 등 수도권에서만 7개 지역이다. 지방에서는 광주 북구, 울산 북구, 충북 청주, 제천시, 충남 공주시, 전북 군산시, 전남 나주시, 경북 포항시, 영천시, 예천군, 경남 창원시, 김해시, 강원 고성군 등이 13곳이 포함된다.
이들 지역은 신규 물량은 증가하고 있지만 청약률이 대체로 낮고 미분양은 늘고 있는 공통점을 갖는다.
특히 건설사들은 미분양 관리지역에서 주택사업을 할 경우 택지를 매입하기 전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 예비심사를 받아야 한다. 예비심사를 받지 않은 경우 분양보증 본심사 자체가 거부되고 주택분양을 할 수 없다. 이번 조치로 관리 대상에 들어간 지역에서의 분양 사업이 그만큼 까다로워진다는 얘기다.
국토부는 현재 사업성과 사업수행 능력 등의 분양보증 예비심사의 구체적인 내용을 마련 중이다. 이 심사 제도는 미분양 관리지역이 공표되는 다음달 1일부터 함께 가동된다.
정부의 이번 방안으로 업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내년 부동산시장이 공급과잉 등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이번 조치로 분양일정에 차질이 생길 경우 향후 사업 일정과 결과를 낙관하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여기다 현재 미분양 관리지역은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월(23곳)을 시작으로 3월 19곳, 4월 12곳으로 감소하는 듯 보였지만 5월(16곳)을 시작으로 다시 △6월 17곳 △7월 20곳 △8월 23곳으로 증가했다. 관리지역은 늘어나고 건설사들의 분양은 더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라는 게 한 대형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 입장에서는 공급이 몰리고 미분양이 늘었던 지역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겠지만 이 방안이 자칫 다른 지역으로의 쏠림현상을 심화시키고 해당 지역의 시장 분위기는 가라앉혀 지역 부동산시장을 양극화를 하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며 "가열된 시장을 가라앉히려다 침체로 이끌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