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생명과학 흡수합병…시장 반응 ‘냉랭’ 왜

입력 2016-09-07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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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ㆍLG생명과학 주가 동반 약세

LG그룹의 석유화학 계열사인 LG화학이 의약품 사업 계열사인 LG생명과학을 흡수합병한다. 이번 합병은 LG그룹이 신수종 사업인 ‘바이오 의약품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양사간 합병방식과 합병가액, 향후 시너지 효과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기되며 시장은 냉랭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7일 LG화학은 LG생명과학 흡수합병 추진설에 대한 한국거래소 조회공시 답변에서 “합병 등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지분 매입 방식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양사간 합병 추진 소식에 주가는 오히려 뒷걸음질쳤다. 전날 5.81% 내린 LG화학은 이날도 0.80% 하락했다. LG생명과학도 이날 5.28% 내리며 전날 상승분(5.10%) 이상을 반납했다.

시장에선 LG화학의 LG생명과학 흡수합병이 양사의 주가나 회사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중립적이라고 판단했다. 현재 LG화학은 LG그룹의 주력 계열사로 국내 최대 종합석유화학 업체다. LG화학은 지난 2분기 말 기준 현금과 현금성 자산이 1조7000억 원, 2016년 기준 연간 에비타(EBITDA,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3조6000억 원 수준으로 현금 유동성이 높은 상태다.

LG화학은 현금 비중이 높아진 가운데 비석유화학부문의 사업 확대를 일관되기 추진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석유화학 부문의 이익 변동성을 상쇄하고, 신규 성장동력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LG생명과학 입장에선 LG화학의 풍부한 현금을 활용해 보다 적극적인 연구개발(R&D)을 진행할 수 있다. 투자여력이 높은 주력 계열사와 성장 여력이 높은 계열사가 만났지만 시장은 즉각적인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이혜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R&D 재원 확보와 인프라 통합 등은 긍정적이나, 신약개발 특성상 단기에 R&D 성과 도출이 어렵고 복합 기업에 대한 밸류에이션 과정에서 기업가치 희석 가능성도 있다”며 “합병에 대한 기대효과는 중립적”이라고 분석했다.

합병 이후 밸류에이션(가치평가) 측면에서도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판단했다. 이도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3개월간의 LG생명과학 평균 주가인 7만2300원을 주당 인수금액으로 가정 시, 부분가치합산(SOTP)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산출한 LG화학 주당가치는 현재 적정가치인 25만8212원에서 인수 후 26만2264원으로 1.6% 증가할 것”이라며 “그러나 통상 피인수회사 주가가 강세를 보인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나리오 대비 인수비용이 증가할 수 있어, 인수로 인한 가치 증대가 일정부분 상쇄될 수 있다”고 밝혔다.

소멸회사인 LG생명과학 주주에겐 불확실성이 더 크다고 봤다. 정보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바이오기업인 LG생명과학에 투자한 투자자 입장에선 7만원 내외의 가격에 LG화학과의 주식교환은 그리 달갑지 않은 이슈일 수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선 LG화학이 지분매입 방식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힘에 따라 LG화학의 신주발행을 통한 주식교환 방식의 합병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다. 합병이 진행될 시 지난 6일 기준 시가총액은 LG화학이 16조6700억 원, LG생명과학이 1조1600억 원으로, 소규모 합병에 해당돼 이사회 승인으로 합병 결의가 가능하다. 다만 소멸회사인 LG생명과학 주주에게 이해관계가 커 주주총회 승인이 필요한 사안이고, 주식매수청구권이 행사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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