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이 국내 법정관리 신청에 이어 미국에서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4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압류당한 선박 등을 보호하기 위해 지난 2일 뉴저지 주 뉴어크 소재 파산법원에 ‘챕터15’에 근거해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최근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신청으로 채권자들이 선박을 압류하고 터미널 운영업체들이 한진해운 수입의 컨테이너 취급을 중단하는 등 글로벌 물류 상황에 차질이 커지자 파산보호를 신청한 것이다.
채무동결 효력을 내는 ‘챕터15’는 채권자에게 압류될 가능성이 있는 해운회사가 미국에 있는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수단이다. 한진해운이 한국에서 신청한 법정관리와 비슷한 개념이다. 챕터15가 승인되면 한진해운은 회생을 추진하면서 채권자로부터 자산 압류나 다른 법적 절차를 막을 수 있고, 그 사이 본국에서 자산을 매각하는 등 구조조정 작업을 진행할 수 있다.
이번 파산보호 신청자는 한진해운 법정관리인인 석태수 대표다. 미국 로펌 콜 숄츠 P.C(Cole Schotz P.C)가 파산보호신청을 대리하며, 담당 판사엔 존 K. 셰르우드가 배정됐다. 공청회는 오는 6일 오후에 열릴 예정이다.
한진해운은 한국의 최대 해운회사로 전 세계 60개 노선에서 140개 컨테이너선과 벌크선을 운항하고 있다. 한진해운이 실어나르는 컨테이너만 연간 1억t에 달하며 컨테이너 선박 기준으로 세계 9위 업체다. 이에 WSJ는 한진해운이 파산하게 되면 역대 가장 큰 규모의 컨테이너 운송업체 파산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한진해운은 지난달 31일 한국에서 법정관리를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