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50년물]① “안정적 재정자금 조달… 금리 1.60% 안팎 예상”

입력 2016-08-19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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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고채 50년물이 새롭게 발행된다. 현재 거래되는 20년물과 30년물에 국고채 초장기물이 추가되는 것이다.

16일 기획재정부는 장기간에 걸쳐 안정적으로 재정운용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50년 만기 신규 국고채 시범 발행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재부는 18일 국고채 전문딜러(PD)와의 협의회를 시작으로 내달까지 채권시장 참여자 및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국고채 50년물 발행을 위한 의견 수렴에 나선다.

◇ 발행 배경은? = 우선 재정수요 장기화와 인구 고령화에 따라 국고채 최장만기를 기존 30년에서 추가 확대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최근 저금리가 지속되며 주요국들의 초장기채 발행 확대가 늘고 있는 점도 배경이 됐다.

실제 주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도 안정적 자금 조달을 이유로 만기 50년 이상 초장기채 발행에 적극 나서고 있다. 2014년 이후 영국과 프랑스, 캐나다 등 OECD 회원국 중 총 9개국이 50년 이상 초장기 국채를 신규로 발행하거나 발행을 재개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정부가 50년물 국고채를 발행하려는 것은 장기적 재정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고, 이자 부담을 낮출 수 있어서다. 예를 들어 기존 국고채 만기가 도래해 차환할 경우에 부담할 금리 변동 리스크를 제거할 수 있다. 또 국고채 만기를 다양하게 구성해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효과도 있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OECD 국가들의 초장기 채권 발행이 연이어 이뤄지는 환경에서, 최근 국가 신용등급 상향으로 국고채의 대외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정부의 자신감도 반영됐다”고 말했다.

채권시장 참여자들의 수요도 충족할 수 있다. 만기가 긴 장기 부채를 가진 연기금이나 보험사의 경우 채무와 비슷한 기간의 채권을 자산으로 보유할 수 있어 자산운용의 폭이 넓어지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취급 상품이 다양해지는 장점은 물론이다.

시장 반응도 일단 긍정적이다. 그동안 채권시장 참여자들은 장기물 공급이 부족해 정부에 공급을 늘려 달라고 요청하던 상황이기도 했다.

한 증권사 채권딜러는 “국내 기관은 물론, 원화채에 투자하는 외국인들도 단기채보다는 중장기 국고채를 선호하고 있다”며 “특히 보험사의 경우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을 앞두고 장기채에 대한 초과 수요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50년물 발행에 따른 물량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적정 금리는? = 채권 시장 관심은 국고채 50년물의 적정 금리가 어느 정도인가에 쏠리고 있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50년물 발행금리가 10년물과 30년물보다 소폭 높은 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측했다.

아직 50년물의 발행 시기나 규모가 정해지지 않았지만, 경쟁입찰이 아닌 인수단을 구성해 인수할 방침인 데다 1회성, 1조 원 수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실질적인 만기분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점도 있다는 분석이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례입찰이 아니라는 점에서 저가 매수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기 힘들다. 자산 만기(듀레이션) 확대가 필요한 보험사를 중심으로 실수요 자금이 유입되면서 50년물 초기 발행금리가 1.60%를 크게 상회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초장기물의 배타적 수요 우위 현상과 희귀성을 감안할 때 50년물 유통금리가 30년물보다 더 낮아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50년물 국채가 1조 원의 단발성으로 발행될 경우 보험사 등 장기 투자기관의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 2012년 9월 발행된 30년물의 경우 실제 유통시장에서 3.02%로 발행된 바 있다. 당시 20년물의 금리가 3.05%였던 점을 감안할 때 만기가 더 긴 30년물 금리가 더 낮은 기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보험사가 규제자본으로서 금리에 상관없이 50년물을 편입할 경우 지급여력비율(RBC)을 개선하기 위한 증자 다음으로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볼록성(Convexity)이 큰 장기 채권의 경우 금리 상하방 변동 시 가격 움직임의 비대칭성이 커지고, 이에 따른 프리미엄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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