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목표치 밑돈 것은 저유가 때문
한은은 14일 사상 처음으로 개최한 물가안정목표제 운영상황 설명회에서 "그동안 소비자물가를 떨어뜨렸던 국제유가 하락과 같은 공급 측 요인들의 영향력이 줄어들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한은은 소비자물가가 2016~2019년 중기 물가안정목표인 2.0%를 6개월 연속 0.5%포인트 웃돌거나 밑돌 때 현 상황을 설명하도록 돼 있다. 올해 상반기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0.9% 상승하며 목표 수준을 크게 밑돌았다.
한은은 올해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3%, 연간으로 1.1%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이어 내년 연간으로는 1.9%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이 이처럼 예상한 배경은 국제유가 상승이다. 석유의 초과 공급이 완화되는 가운데 세계경제 회복으로 석유 가격이 오를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한은은 내놓은 근원인플레이션(농산물ㆍ석유류를 제외) 전망치는 올해 1.8%, 내년 1.9%다.
수요 측면도 낙관했다. 한은은 기준금리를 지난해 두 차례, 올해 상반기 한 차례 인하한 것이 시차를 두고 수요 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통상 기준금리 인하는 6~8분기의 시차를 두고 성장과 물가에 영향을 미친다.
한은은 올해 상반기 소비자물가가 목표치를 크게 밑돈 가장 큰 이유 역시 국제유가의 하락 때문으로 판단했다. 두바이유 기준 올해 상반기 국제유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5% 정도 낮았다. 이에 따른 국내 석유류 가격의 하락이 올해 상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0.8%포인트 낮춘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유가만 하락하지 않았다면 올해 상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7%였을 것으로 한은은 관측한 것이다.
다만 한은은 최근 임금상승률이 안정돼 있다는 점을 근거로 저물가에 따른 경제심리 위축 현상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해석했다.
한은은 "당분간 경제성장세가 완만한 가운데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을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며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