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14일 롯데그룹 계열사 1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그룹 본사를 겨눈 지 4일 만이다. 이번에 새롭게 수사선상에 오른 롯데건설은 롯데쇼핑과 함께 '동탄2백화점' 사업권 특혜 의혹이 일었던 업체여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이 압수수색을 한 계열사는 △롯데건설 △롯데케미칼 △롯데상사 △코리아세븐 △롯데닷컴 △롯데부여리조트 △롯데제주리조트 △롯데알미늄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등 10곳이다. 이 업체 임원의 거주지 2곳이 포함됐고, 나머지 3곳이 어디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지난 10일 1차 압수수색 주요 계열사인 롯데쇼핑과 이번에 자료 제출을 요구받은 롯데건설은 지난해 7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경기 화성 동탄 2신도시 백화점 사업권을 따낸 컨소시엄을 구성한 업체다. 당시 롯데쇼핑과 롯데건설, 롯데자산개발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신세계와 현대를 따돌리고 사업자로 선정됐다.
검찰 관계자는 "롯데건설의 경우 부동산 거래와 계열사 간 자산거래 모두에 해당한다"고 압수수색 배경을 설명했다. 수사팀은 크게 △비자금 조성(횡령) △계열사 간 부당거래나 일감 몰아주기(횡령·배임) △총수 일가의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계열사에 손실을 끼친 행위(배임) 등 3가지를 기본 혐의로 파악해 수사를 진행 중이다.
롯데가 사업권을 다낸 동탄2신도시 C11블록은 총 면적 5만4989㎡에 대규모 상업시설과 주상복합아파트 952가구 건설이 예정되면서 노른자위로 꼽혔다. 롯데컨소시엄은 4144억원을 써낸 현대컨소시엄보다 훨씬 낮은 금액인 3557억원에 입찰했는데도 불구하고 사업권을 따내 논란이 일었다. 지난해 9월 LH국정감사에서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이찬열 의원은 "공기업 부채 1위인 LH공사가 587억원을 포기할 여력이 없는데도 롯데를 선택했다"고 지적했다.
롯데 측 컨소시엄에 참여한 토문건축은 대한주택공사 출신들이 모여 설립한 회사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입찰가 차이에도 불구하고 LH측이 롯데 측에 후한 점수를 줬다는 점이 석연치 않다며 감사원 감사를 요구하기도 했지만, 당시 여당의 반대로 실제 감사가 이뤄지지는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2차 압수수색 대상에 공사가 포함됐는지는 알려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제2롯데월드 인·허가 비리 의혹 등에 관해서도 "롯데와 관련된 모든 의혹을 저인망식으로 보는 것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검찰은 롯데 정책본부가 실질적인 '컨트롤 타워' 역할을 했다고 보고 관련 임원들을 매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는 동시에 압수물 분석에 주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