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단 출자전환 합의 후 매각 진행…유암코 등 인수의지↑
서울 양재동 파이시티 대주단의 보증채무 출자전환 합의가 완료되는 대로 이르면 내달 중 현대시멘트가 매물로 나올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현대시멘트 인수전의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동종업체가 현대시멘트를 차지할 경우 단숨에 상위권으로 진입할 수 있고, 사모펀드(PEF) 입장에서는 높은 영업이익률 창출이 매력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이르면 내달 현대시멘트 매각자문사 선정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하는 등 관련 매각 절차에 착수한다.
이번 지분 매각 대상은 파이시티 대주단의 출자전환을 포함해 채권단이 보유한 지분 70% 내외로 예상된다. 나머지 30% 중 25%는 우리은행의 성우종합건설 대출금 이슈와 용인사업장 지급보증 등이 걸려 있어 매물로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으며, 5%는 시장에서 거래되는 소액주주 지분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하나UBS자산운용과 양재복합유통 등 파이시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주단이 지급보증을 합의하면 채권단 지분이 70%로 확정돼 바로 매각을 진행할 수 있다”며 “현재 채권단 지분 40%에 출자전환분을 포함하면 매각 지분은 70~75%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간 현대시멘트 매각 추진은 서울 양재동 복합물류단지인 파이시티 부지 공매가 여러 차례 무산되는 과정에서 지연돼왔다. 현대시멘트가 성우종건에 지급보증한 PF 대출금인 약 9000억원의 보증채무가 확정되지 않은 점이 경영권 매각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최근 하림이 파이시티 부지를 4500억원대에 인수하기로 결정하면서 현대시멘트 매각에도 물꼬가 트였다.
파이시티를 매각하면 PF 대주단이 대금을 회수하고, 미회수채권이 확정되면 연대보증인인 현대시멘트에 본인채무이행청구를 하게 된다. 채권단은 해당 부분을 출자전환하기로 이미 결의했지만, 아직 PF 대주단 중 일부가 출자전환 합의에 이르지 못한 상황이다.
현재 현대시멘트는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시멘트 업체뿐만 아니라 레미콘 업체까지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엇비슷한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시멘트 업계 특성상, 시장점유율 7위를 차지하고 있는 현대시멘트를 인수할 경우 단숨에 상위권으로 올라설 수 있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시멘트 원료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매물의 매력도를 높인다. 원재료 공장이 없어서 원료를 따로 구매하는 시멘트 회사의 경우, 현대시멘트를 인수하면 원료 공장까지 확보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특히 채굴량이 가장 많은 영월에 현대시멘트 원료 공장이 위치하고 있어 지리적인 강점도 있다.
특히 현대시멘트는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한다는 점에 있어서 단기 수익성을 노리는 PEF에게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유암코(연합자산관리)의 인수 의지가 크다.
나종선 유암코 구조조정 본부장은 “현대시멘트는 우리가 지난해 기업 구조조정 기업을 살필 때 인수대상 후보군에 넣었던 기업”이라면서 “이미 재무구조나 기업 실사 및 평가 등을 진행했기 때문에 매물로 나오면 인수전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대시멘트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8.2% 증가한 525억2192만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3631억8766만원으로 11.5% 늘었고, 당기순손실은 109억8731만원으로 적자 전환했다.